화폐 대전환기가 온다.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 - 윤석천 지음/왕의서재 |
여지껏 봤던 경제를 다룬 서적들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고, 알기 쉽게 이해되는 알찬 내용으로 꽉 차있는 책입니다. 오늘날 세계 경제가 왜 요모양 요꼬라지인지에 대하여 명쾌한 진단을 내리는 설명에는 곁가지를 배제한 핵심 논점들이 시원시원하게 펼쳐집니다.
그 요지는 양적완화로 풀린 엄청난 돈의 유동성이 대다수의 서민층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소수인 부자들만이 혜택을 본 관계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대신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자산시장만 배를 불린 것으로 이는 지나치게 나온 똥뱃살에 쌓인 과다 지방으로 인해 당뇨와 그 합병증의 결과로 나타나는 마치 동맥경화의 상태와 비슷해 이대로라면 정상적인 경제 순환과 성장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세계경제는 여전히 달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중동의 석유패권이 걸려있기에 중동에는 하루도 바람잘 날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달러는 인쇄로 찍어내는 화폐이고, 오늘날의 경제위기는 바로 이 종이에서 비롯되었으며 지난 시절부터 약세를 보여오던 이 돈이 강달러로 변할때마다 경제시스템에는 혼란이 왔습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E)라는 명목으로 풀린 엄청나게 막대한 돈은 자산가격의 상승을 불러왔고, 이는 자체로 거품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부채`는 이 거품을 더욱 촉진하고 지속시키면서 근자감 낙관론자들와 투기세력은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투자 행태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부채의 조달이 계속 가능하다면 거품을 막을 수가 없는데 이러다 붕괴를 일으키는 촉발점은 담보 자산 이상의 무분별한 신용의 공급임을 우리는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습니다. 이 신용팽창을 막아야만 거품 제어가 가능한 것이지요. 이렇게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자산 인플레이션은 결국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됩니다.
중앙은행은 의도적으로 이 자산가격을 높여 자산 인플레를 유발하고 이를 `부의 효과`라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고 있는 학술 논문들은 이게 효과가 없고,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대부분 이를 부정하는 추세입니다. 현재는 실물경제 침체 속에 자산시장만 고공 행진하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작용이라고 한다면 유동성 증가와 금리인하의 덫으로 자산가격 디플레를 비롯, 경기 후퇴와 이로 인한 깊고 긴 경제 침체기를 겪게 되는데 이미 과거부터의 일본, 현재의 유럽이 그렇고 앞으로 미래의 우리나라가 이걸 예약하고 있습니다. 이미 저축시대에서 부채와 소비시대로 바뀌었고,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는 부채 수퍼싸이클의 종착역을 향하고 있으며, 그 터미널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렇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유로와 엔이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필적할 만한 주자로 부상한 건 중국과 위안화입니다. 비록 G2라는 명칭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중국이 미국에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대등한 위치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갈 길이 멀게 느껴집니다.
그간 놀라운 속도의 경제성장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온 건 맞지만 이제 7% 성장은 물건너 가버렸고, 주식시장은 현재 붕괴가 진행중에 있으며 부동산을 비롯해 경제의 경착륙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서 강해지는 달러에 맞서기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기축통화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주요원인들 중 하나가 총수요 감소인데 여기에는 소득 감소외에 앞으로 필연적인 인구 감소까지 예약되어 있습니다. 인구를 늘릴 수 없다면 임금 등을 올려 경제 주체의 소득 상승이 필수이며 여기에 더해 빚을 줄여야만 효과가 있습니다. 실상이 이러한데도 우리는 계속 반대로, 거꾸로만 하고 있습니다. 이런 통화정책은 이제 한계에 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게 되면 자산시장과 원자재시장은 하락하고, 달러 유동성이 증발하는데 문제는 `신흥국`들이고, 이 나라들은 은행과 통화의 위기를 겪게 되어 심한 경우 국가 디폴트까지 내몰릴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다음 해에 국가 디폴트 빈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실제로 이미 작년부터 브라질 휘청대고 있고, 베네수엘라는 지금 디폴트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에서 대선이 있고, 현재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그 폭과 미치는 여파가 별로 크지 않은 상태이면서 2016년 금리 인상에 관해서는 지금 계속 저울질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채권시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초저금리로 혜택을 본 쪽은 힘을 가진 사람들 즉, 이른바 기득권 세력이었고, 돈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은 서민들 계층이지만 낮은 금리로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채는 물적 담보와 무형의 신용이라 극소수 기득권에 풀린 돈은 성장 동력이 될 수 없고, 낙수효과도 없습니다.
실제로 성장을 이끄는 주역은 다수인 보통 사람들과 중산층이죠. 그들의 노동과 생산성이 경제 성장의 견인차입니다. 결론은 금융보다 실물경제가 더 중요하고, 돈은 아래로 흐르면서 골고루 퍼질 수 있어야 하지만 자본주의는 태생적으로 승자독식을 추구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통화정책도 마찬가지이고 이는 기득권을 강화하는 장치로 굳어졌습니다.
연준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고, 미국은 다른 나라의 안위 여부에는 관심이 없는고로 오직 자신들만 생각하기에 금리정책은 계획대로 밀고 나갑니다. 아직 미국은 세계 최고의 안전 투자처이므로 달러가 몰리게 되면 이런 추세는 적어도 6~9년은 간다고 볼때 달러 강세가 의미하는 것은 중대한 금융이벤트가 있을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는 지정학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발생하는 시기에 어김없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 유동성의 급감으로 오는 충격은 세계 경제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를 선사할 수 있으며 양키들의 치밀한 계획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008년의 금융위기와 그 이후의 행보가 아이러니하게도 결과적으로는 달러에 전화위복으로 작용하여 달러 강세를 가져왔으니 이는 세계 경제로 볼때는 악재로 작용하는데 문제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다 시리아 사태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대신, 역사적으로 강대국들간의 힘겨루기로 이어져온 서구 영미의 `해양세력`과 러시아, 중국의 `대륙세력`의 패권 다툼이 지금의 동북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는 현실을 볼때 한반도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또 그리고, 군사적으로 휘말려 들어갈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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