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13. 22:16

국정원 빨간 마티즈 사건 유가족, 타살 의혹 제기

몸은 상처투성이, 얼굴 안 터진 곳 없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

전 국정원 직원이었던 고인의 아버지는 "아들의 얼굴에 상처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놀랐다"며 "몸이 저렇게 당할 정도면 뼈까지 상했을까 걱정돼 오죽하면 감정(부검)을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시신을 마주한 아버지는 "몸뚱이에 상처가 있고 얼굴에 안 터진 곳이 없다"면서 "아들의 염(시신을 씻고 수의를 입히는 일)을 한 사람들도 대번에 알아보고 이런 자살은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유족이 아들의 시신에 접근하는 것도 차단돼 어머니와 며느리는 숨진 임 과장을 보지도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임 씨는 또 당시의 두려움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손녀가 육사에 있어 피해가 걱정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손녀만 아니었다면 당시에 바로 폭로했을 것"이라며 분노하면서도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또 무슨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불안함을 내비쳤습니다.

국정원 해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임 과장은 지난 2015년 7월 19일 오후 12시쯤 경기도 용인시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이 몰던 마티즈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국정원 해킹 사건은 각국 정보기관들이 이탈리아의 스파이웨어 개발 업체로부터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이 다른 해커에 의해 유출되면서 불거진 사건입니다.

한편, 사건 당시 경찰의 발표는 유가족의 주장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은 2015년 8월 10일 2015년 8월 10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전형적인 자살사건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강 청장은 "국과수 본원에서 부검을 실시해 최종사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판단하고 경찰청에 부검결과를 회신했다"며 "일산화탄소 중독사에서 볼 수 있는 선홍색 시반이 형성돼 있었고 억압흔이나 저항흔 등 특별한 손상이나 이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임 과장의 아버지가 시신의 상태를 보고 뼈가 부러졌을까 걱정했을 정도로 손상이 심각하다고 말한 것과 달리 특별한 손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임 과장의 아버지는 "아들은 자살할 성격이나 상황이 아니었다"며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