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8. 19:15

위험한 비너스

위험한 비너스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혈연을 매개로 한 등장 인물들이 많고, 이름들이 낯설게 다가오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단조롭게 시간 순서로 흘러서 복잡하지 않고, 가장 논점이 되는 것은 상당한 유산의 상속 문제. 하지만, 정작 전 재산을 상속할 수 있는 유일한 상속자는 처음부터 `실종` 상태고, 어디에 있는지 연락조차 되지 않으니 상속의 배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 .

상속자와 어머니는 같지만 아버지가 다른 형에게 어느날 본인이 동생과 결혼한 제수씨라는 묘령의 여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시아주버님. ." 작품의 제목이 `위험한 비너스`이기에 그 암시하는 바가 대충 짐작은 가지만 등장하는 여성들 또한 많기에 그들 중 과연 그 위험하다는 비너스는 누구일지. 모두가 대체로 아부나이해 보이는데.

그리고,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자의 생각과 복잡한 계산들 말고도 상속자의 형이자 상속에 대한 권리가 없는 주인공을 기준으로 사망한 친부와 새로운 보호자가 된 계부 이 두 집안에 얽힌 몰랐던 과거의 내막은 무엇일지, 또 실종된 동생은 어떻게 된 것인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 소설입니다.

작가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빠지지 않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의외로 좀 병맛인 모습도 있어 후반부에 약간 실망감이 살짝 느껴지고, 결말이 급하게 마무리되는 면도 있지만 3분의 2 지점까지는 미스터리 느낌 물씬 납니다. 긴장감도 유지되고요.

그리고, 단순히 유산 상속에 관련된 문제만 있는 줄 알았던 사건의 가려진 이면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 있었고, 여기에 후천성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소재와 함께 프랙탈 구조, 리만 가설, 울람 나선 등의 특이하고도 흥미로운 요소들이 재미를 더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