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5. 10:35

유닉스(UNIX)와 C언어의 아버지도 눈을 감다.

IT 컴퓨터 역사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또 한 명의 거장이 운명을 달리했네요. 유닉스와 C의 '발명가' 데니스 리치(Dennis MacAlistair Ritchie)가 오랜 투병 끝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벨 연구소로부터 전해졌습니다. 그는 현대적인 OS 설계와 어셈블리어를 대신 할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했고, 그것은 아직까지 제일 우수한 운영체제와 광범위하게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데니스 리치가 컴퓨터를 처음 만난 시기는 하버드 재학 시절 '유니박1' 강의를 들으면서였고, 1963년 하버드 대학에서 물리학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메인프레임을 더 작고 싼 컴퓨터로 옮기는 연구를 처음 시작한 매사추세츠 공대(MIT)로 자리를 옮긴 뒤 1967년부터 벨 연구소로 들어갑니다. 벨 연구소는 '멀틱스(Multics)'라는 운영체제(OS) 개발 프로젝트의 고향이기도 한데, OS 설계의 핵심이 되는 상호작용과 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유닉스(Unix)'라 명명한 동료 프로그래머 케네스 톰슨과 함께 멀틱스 후속 OS를 연구하기 시작해 1973년 발표되었습니다.

그가 고안한 또 하나의 걸작 C는 서로 다른 하드웨어 사이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 이전보다 더 쉽고 빠르게 옮길 수 있게 해줬고, C 언어가 정한 규칙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은 다른 컴퓨터 환경의 C 언어 환경에서도 거의, 또는 전혀 고치지 않고 그대로 돌릴 수 있는 이식성이 매우 좋습니다.

톰슨과 리치 두 사람은 이 C 언어로 유닉스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유닉스가 서로 다른 하드웨어 환경을 쉽게 옮아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이후 프로그래머들은 한 OS와 한 언어와 한 개발도구를 익힌 뒤 이 기술을 거의 보편적인 시스템에 적용해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C 언어를 새 컴퓨터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해당 기기를 기존처럼 제한적인 임베디드(Embeded) 용도 뿐만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사용되게 했습니다.

실험적인 용도로 태어났던 유닉스는 점점 발전해 실용적 환경에서 서로 다른 시스템간의 상호 통신 기능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는 당초 설계 과정상 의도치 않았던 효과였으며, 컴퓨팅이 문화 경제적 측면에서 힘을 발휘하게 된 결과 세계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게 된 가장 중요한 결과를 창출했습니다.

이같은 '혁명'을 가속한 것은 리치가 브라이언 커닝헌과 공동 집필한 책 'C 프로그래밍 언어'였습니다. 두 사람 이름의 머릿글자를 딴 'K&R'로도 알려진 이 얇은 책은 1978년 출간돼 C 언어에 대한 간명한 정의와 그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는 기술과 형식을 탁월하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책은 현재도 프로그래머들에게 영감과 실용적인 도움의 원천으로 남아 있습니다. IT에서 빠질 수 없는 언어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