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6. 14:58

불가능은 없다 - 미치오 카쿠

불가능은 없다 - 8점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김영사

불가능의 물리학(Physics of the Impossible)

며칠 전 일본이 달까지 연결되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에서 `탄소 나노튜브`가 사용된다는 걸 보고 이 책에서 읽었던 우주 엘리베이터와 탄소 나노튜브를 설명한 부분이 다시 떠올랐다. 이 엘리베이터에 만약 강철을 사용한다면 아무리 튼튼한 걸로 제작한다 해도 견디지 못한다. 지구 대기권 안의 환경이 너무나도 혹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나간 상태에서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또다른 문제가 등장한다. 거기에는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해주는 자기장이 없다. 여튼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다. 이처럼 골치아픈 미해결 난제들이 이 책에는 수두룩하다.

미치오 카쿠 교수는 항상 명랑한 표정에 활달한 언변을 구사하는데 물리학에 관한 지식도 해박하지만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하는 데에도 탁월함을 보인다. 물리학자로서는 드물게 TV 뉴스에도 여러번 출연하고(2012년 잠재위험성, 태양자기폭풍, 지자기역전... 뭐 이런 걸로다가 ㅡ.ㅡ), 유투브 등에 뜬 강연 영상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이 책은 물리학 이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사안들을 모두 망라해서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들과 먼 미래에나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그리고 실현 불가능한 3가지 부류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상상력이 많이 엿보이는 이 책의 구성으로 제 1부류 불가능한 문제들은 100~200년 안에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분야, 제 2부류 불가능은 앞으로 수백 ~ 수천 년 후에라야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 문제들, 제 3부류 불가능은 현 문명 수준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저자는 이를 영구기관과 예지력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소재들로는 양자컴퓨터와 공간이동, 텔레파시, 염력을 비롯하여 UFO와 외계생명체, 인공지능을 겸한 로봇, 나노 산업, 투명망토, 시간여행, 다중우주 혹은 평행우주 등등 다양하면서도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이다. 특히 퀀텀 유니버스에서 소개되었던 양자컴퓨터에 대해 더 많은 설명이 나와있다. 또한 이 양자컴퓨터는 양자이론과 더불어 공간이동, 다중우주나 평행우주와도 연관성이 깊은데 이 공간이동에서 나오는 `알쿠비에레 드라이브`.. 정말 멋진 이론이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낙관적인 전망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설명을 자세히 읽다보면 안될 것도 없겠다는 결론이 나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 바로 되지는 않는다는 거. 가장 빠른 시일내에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과학 프로젝트로는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해 2015년 발사 예정인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위성이고, 그 후속 위성인 BBO까지 발사되면 끈이론의 한 버전인 `빅뱅 전 우주이론 pre-big bang theory`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현재 물리학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뛰어 넘어 새로운 인식이 가능해진다. 이는 시공간의 미래에서 킵 쏜 교수도 기대를 하면서 소개한 바 있다. 어디 이들뿐이겠나. 모든 물리학자들이 여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을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 최고의 명성을 누렸던 켈빈 경은 "비행기와 같이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는 절대 하늘을 날 수 없다."고 단언했을 뿐만 아니라 X-선이 일종의 속임수이며 라디오는 전혀 실용성이 없다고까지 했다. 원자핵을 최초로 발견했던 러더퍼드 경은 원자폭탄을 허튼소리라며 부정했고,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증명했음에도 블랙홀이 실제로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1825년 에 프랑스 철학자 오귀스트 꽁트 Auguste Comte는 그의 저서인 `실증철학 강의 Cours de Philosophie`에서 "과학자들은 별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결코 알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당시의 과학자들은 별의 특성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으므로 반론에 시달릴 염려가 없는 `안전한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단지 몇 년 후 과학자들은 분광학을 이용하여 `태양이라는 별`이 수소로 이루어져 있음을 공식 선언했다. 이 외에도 꽁트가 제시한 불가능의 항목들은 다음과 같다.

물체의 궁극적인 구조는 인간 지식의 한계를  넘어서 있다.
생물학과 화학은 결코 수학으로 설명될 수 없다.
우주를 연구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

그 당시(19세기)의 관점으로 볼때 불가능으로 인식되었던 것들의 비밀이 지금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천문학자 존 배로우 John Barrow는 "역사학자들은 꽁트의 철학이 향후 프랑스 과학의 쇠퇴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불가능하거나 말도 안되는 것으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지난 수백년 동안 과학자들의 끈질긴 연구는 계속되었고, 이 과정에서 얻어진 부산물들은 현재의 기술과 과학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연금술을 연구하여 화학의 체계가 완성되었고, 불가능한 영구기관을 연구해온 끝에 열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도 발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지금도 진행중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물리학의 발전과 세상을 바꾸는 것은 수학의 정글에 빠져 수식의 전개와 증명에 허우적대기 보단 낙제생 취급을 받았던 아인슈타인 박사나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패러데이처럼 상상의 세계를 펼치고, 그 안에서 마음껏 펼쳐 생각하고, 그려보는 데 있다고 보는 작가의 관점은 오늘날의 교육에서 무엇이 빠져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상으로부터 10만km 상공의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계획

일본 건설업체 오바야시구미(大林組ㆍ이하 오바야시)가 지난 2012년 회사 홍보 잡지에 첫 구상을 발표한 이후 최근 2050년까지 9만 6,000㎞ 상공에 이르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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