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2. 12:17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대통령 귀하 보쇼.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한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금번 귀하의 한국방문을 환영합니다. 방한기간 중 휴전선 지역을 시찰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귀하의 이번 방한이 한반도 분단 상황을 이해하시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한국의 시민사회 원로들은 지난 2009년 7월에 귀하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관한 우리의 의견을 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스티븐슨 대사로부터 이 서한을 귀하에게 전달했다는 편지를 받은 바 있습니다.

한미 양국간의 관계는 1866년‘제너럴셔만호사건’을 시작으로 이미 한 세기 반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간 양국 간에는 좋은 일과 궂은 일이 교차되어 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한국이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었고, 한국경제의 발전에도 미국의 지원과 협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세기 전 1905년‘카츠라∙테프트 밀약’ 등으로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할 수 있도록 일본의 침략을 미국이 적극 지원하였으며, 전후에는 미국이 주도하여 한반도를 남북으로 분단하여 결국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민족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유지와 외세에 의해 분단된 조국의 통일입니다. 이런 민족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부단히 지속되어왔고, 해방직후 민족지도자들이 추구했던 남북협력, 좌우합작운동과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남북화합, 협력정책도 그 일환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 지 금도 민족화해협력을 방해하는 세력이 한국에 온존하고 있습니다. 일제의 강압통치에 협력하여 동족을 괴롭혔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아시아의 나치협력자들입니다. 이들은 미국을 등에 업고 새로 출범한 남한정부의 지배세력, 군대와 경찰의 주류가 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프랑스에서 전후에 나치 협력자들이 집권한 것과 같습니다. 이들은 한국전쟁 전후에 죄없는 민간인을 무려 100만 명 이상 학살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많은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일어난 이 ‘민간인 대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서 일어난 집단학살 중, 캄보디아의 폴포트 정권하에 200만 명 학살과 함께 가장 잔인하고, 가장 규모가 큰 학살이었습니다. 당시 학살의 주범인 한국의 군경은 미군의 작전지휘권 하에 있었으므로 미국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한국전쟁전후의 민간인 대학살은 마땅히 전범재판에 회부되어야 하고, 유엔 인권위에서도 다루어져야 합니다. 이 학살을 방조한 미국정부도 비록 늦었지만 진상규명에 임하고,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월남전에서 미국이 패배한 이유는 이념문제도 아니고, 군사력문제도 아닙니다. 월남민중의 이익을 대변할 도덕적 자격을 상실한 정권을 미국이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해 방 이후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어 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당시에는 반미의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던 친일 반민족세력은 일본이 패망하자 친일의 대가로 형성한 지위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친미세력으로 둔갑하였습니다. 이들은 보수 세력으로 위장한 한국형 나치협력자 들입니다. 미국이 이런 가짜 보수정권과 보조를 맞추며, 대북정책을 펴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 한의 기아와 식량부족에 따른 탈북은 미국의 경제제제에 기인합니다. 젊은 시절 한국전쟁에도 참전한 바 있는 평화주의자 피트 시거가 ‘경제제제는 총성 없는 반인륜 행위’라고 표현한 것은 진실을 말한 것입니다. 미국이 경제제제로 북한주민을 굶주리게 하는 것도 그 자체가 비인도적인 것입니다.

북핵문제가 이처럼 지지부진하는 데에는 북한의 책임이 작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정책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간 미국의 대북정책의 목표가 오락가락하여 왔습니다. 미국의 목표가 북핵의 폐기에 있는지, 북한체제의 전복에 있는지 불분명했습니다. 미국은 정권교체 될 때마다 대북정책이 바뀌어왔습니다. 국가 간의 협상에도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생존이 달린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정책에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똑바로 인식하지 못하면, 현실을 바르게 읽어 낼 수 없습니다. 과거의 침략행위를 반성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일본은 지금도 자신들의 침략 행위를 미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역사를 왜곡하는 교육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본이 북핵문제에 올바른 입장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간 6자회담에서 보여온 일본의 자세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2012년은 가짜보수 집권 종언의 원년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과거청산을 거부하는 일본과, 한국의 가짜 보수와 연대하여 대북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면, 한국국민의 정서에 반하게 될 것이며, 끝내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일본을 얻는 대신 전(全) 아시아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민족단체와 시민사회 원로들이 이런 의견을 귀하에게 전하는 것은,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미국을 우리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라고 인식하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홍익인간정신과 미국의 건국정신이 손잡고 인류 문명사를 아름답게 수놓는 세상을 만들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귀하의 이번 휴전선 지역 방문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2. 3. 21

박재승 (전 한국변호사협회 회장), 김병태 (새날희망연대 상임공동대표), 김원웅 (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 박형규(남북평화재단 이사장), 함세웅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법 타(스님), 조정래(소설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이용수(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김승자(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노정선(전 연세대교수),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윤경빈(생존 독립유공자, 전 광복회장), 김우전(생존 독립유공자, 전 광복회장), 이준호 (생존 독립운동가, 전 광복회 부회장), 권중혁 (생존 독립유공자), 이일남 (생존 독립운동가), 정규섭 (생존 독립유공자), 차영조 (독립운동가 임시정부 차이석 국무위원의 자), 이항증 (독립운동가 이병화지사의 자), 이한택 (독립운동가 이교영지사의 손), 장호권 (독립운동가 장준하지사의 자), 최사묵 (항일의병대장 최구현지사의 손자), 이규중 (독립운동가 이진영지사의 손), 이석문 (독립운동가 이용지지사의 손), 이승봉 (독립운동가 이원근지사의 손), 이덕남 (독립운동가 신채호 지사의 자부), 권 현 (독립운동가 권기옥 지사의 손), 권대용 (독립운동가 권기일지사의 손), 이부영 (독립운동가 몽양 여운형 선생 추모사업 회장), 민성진 (독립운동가 운암 김성숙 기념사업회 회장),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회장), 방병건 (독립유공애국지사 유족회 회장), 박기서 (효창원을 사랑하는 모임 대표), 가재형 (민족평화축전 고문), 강종일 (영세중립통일협의회 회장), 고순계 (평화통일신문 발행인), 권오창 (민족화합운동연합 공동대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회장), 김기준 (새날희망연대 사무처장), 김상일 (한신대학교 교수), 김성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이사장), 김수남 (연방통추 대표의장), 김승균 (남북교류회 이사장), 김영훈 (한국전쟁민간인학살진상위원회 상임대표), 김인수 (백범 김구선생 경교장 지킴이), 김정기 (한국외대 명예교수), 김제영 (소설가), 김종현 (한국전쟁민간인학살유족회 상임대표), 김춘옥 (남북 경협운동본부 고문), 김태순 (평화통일협의회 수석부회장), 김현규 (평화통일협의회 공동대표), 김용삼 (효창원을 사랑하는 모임 운영위원), 명 진 (스님), 문규현 (신부), 문정현 (신부), 박재국 (평화통일협의회 공동대표), 박정기 (민주열사 박종철의 부친), 배은심 (민주열사 이한열의 모), 박찬식 (제주 4.3연구소 이사), 박해전 (615선언실천남측위원회 공동대표), 서굉일 (국학연구소장), 서영선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강화유족회 회장), 성유보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송좌빈 (민주동우회 회장), 신맹순 (전 인천시의회 의장), 신용승 (좋은 어버이 상임대표), 심재환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회 통일위원장), 오원록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유족회 상임대표), 오종열 (진보연대 상임고문), 원 정 (스님), 유선근(4월혁명회 이사), 윤영전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고문), 윤호상 (한국전쟁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상임대표), 이규봉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이기명 (전 노무현대통령 후원회장), 이기자 (좋은 어버이 선임 공동대표), 이기형 (시인), 이순녀 (국민노동조합 총연맹 여성위원장), 이이화 (고구려역사문화재단 공동대표), 이자현 (정신개혁시민협의회 상임공동대표),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이창복(4월 혁명회 이사), 이해동 (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이해학(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회장), 임태환 (목사,한국전쟁 민간인 피학살자 진상규명범국민위 상임대표), 장두석 (한민족생활문화 연구회 이사장), 전창일 (진보연대 상임고문), 정강주 (한국요가문화협회 대표), 정남기 (동학농민혁명유족회 고문), 정동익 (4월혁명회 상임의장), 정병호 (ICOOP생협 연구소장), 주정헌 (새날희망연대 사무총장), 주종환 (민주화합운동연합 이사장), 진 관 (스님), 채의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고문), 최병모 (법무법인 양재 대표변호사), 최승호 (경산코발트광산 민간인희생자 유족회), 최천택 (한신대 명예교수),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한용상 (전 CBS 보도국장) 이상 10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