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1. 18:52

수퍼히어로 종합선물세트, `어벤저스(Avengers)`

신소재라고 하면 보통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소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존의 소재를 가공하는 처리 방법을 달리함으로써 이전과 다른 성질을 얻는 것도 신소재가 된다. 이는 금속의 합금과 열처리 공정에서도 동일하다. 그래서 이런 절차에는 조합이라는 방법이 중요하다. 이 조합을 잘 섞어 버무린 영화가 어벤저스(Avengers)다.

영화를 보는 중간에 들었던 생각으로 딴지를 걸려면 얼마든지 걸고 넘어질 여지는 있어 보였으나 영화라는게 재미있게 보고 즐기는 요소와 기능도 있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감상했다. 확실히 볼거리에 대한 몰입도는 충분하니까. 어쩌면 이 작품에 나오는 항공모함이 영화 '스타트렉'의 항모 엔터프라이즈호의 프로토타입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거보는 순간 퍼뜩 스타트렉이 떠오른건 나만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수퍼히어로들이 총출동한 건 아니지만 - 기본적으로 수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이 빠졌다. 항간에 수퍼맨은 잠시 그의 행성을 조사하러 갔고, 배트맨은 밤에만 출동하기에 캐스팅에 부적합했다는 얘기도 있으며 스파이더맨은 촬영장소를 몰랐다는 야그가 있음. 그 외 아쿠아맨, 후레쉬맨 등등은 일단 논외로 하겠음.

우리의 수퍼히어로 군단에 원더우먼같은 여성 히로인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칼렛 요한슨이 열연한 블랙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가 구색갖춤을 했고, 아이언맨이 나오기에 귀네스 펠츠로도 등장한다.

커다란 줄거리 뼈대는 외계의 지구침공이고 여기에 맞서 수퍼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이들을 물리치고 지구를 구한다는 건데 왜 하필 외계인은 미국만 침공하나 모르겠다. 뉴욕만 점령하면 전세계를 지배하는 걸로 편하게 생각하는군. 내가 영화를 만들면 부산 해운대 앞바다의 하늘에다 구멍을 뚫겠다.

이 영화도 월광보합 2010과 같이 다른 영화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보면 훨씬 깊이 있고, 더욱 재미있는 감상을 할 수 있겠다. 또한, 미국 스타일의 사고방식과 코미디 요소를 이해할 수 있으면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영화 중반엔 수퍼히어로들이 적전분열과 자중지란을 보이며 흐름이 살짝 삼천포로 빠지는 듯 싶었으나 이도 잠시 적들은 이들의 아웅다웅 다투는 모습을 오래 두고 보지 않는다.

<겁도 없이. 망치 보여줄까?>

휘몰아치는 적들의 공격과 약간 어설픈 미국식 화랑관창의 희생을 앞세운 동기부여는 어쨌든 수퍼히어로들을 단결시키는데 성공하고, 곧이어 전격 개시된 포털을 통한 전면적인 외계군대의 지구침공 정확히 말하면 뉴욕침공에 맞서 아이언맨은 하늘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지상에서 그리고 망치를 휘두르며 번개를 마구 쳐대는 토르와 항상 분노에 배고픈 초록괴물 헐크는 이 두군데를 왔다갔다 하면서 엄청난 고군분투를 한다.

그리고, 별 도움 안되는 뉴욕경찰은 시민들 대피시키기에 바쁘고, 주 방위군도 1시간이나 지나야 도착한다지만 아파치 헬기와 미 전투기들은 어디서 한가하게 지내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설마 이런 비상 시국에 비행금지 구역 타령이나 하고 있었던건 아니겠지. 그나마 F-35 한대가 다른 채널을 통해 받은 명령으로 출격하지만 한창 전투중인 뉴욕에다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어케함~. 여기서도 최종병기는 활..?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스타크 빌딩은 이 전투에서 옥탑방(?)과 거기에 설치된 커다란 네온싸인이 A자만 남고 망가지지만 이를 다시 고치는건 억만장자 갑부인 아이언맨에겐 껌~. 2편이 나온다면 수퍼히어로를 추가하고 더 재밌있게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수퍼맨이 나온다면 우주 최강이 아닐까.. ㅋ

st(떨어짐)    A    rk(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