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8. 15:48

교수·연구자 7천명과 천주교 사제·수도자 4천명의 `검찰 개혁` 시국선언 참여

'시급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국내 및 해외 교수·연구자 모임'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7천924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교수·연구자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통과,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실행 등 검찰 개혁을 요구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시국선언에 대한 온라인 서명을 받은 결과 총 7천924명이 서명에 동참했으며, 이 가운데 소속과 실명이 검증된 인원은 6천166명이라고 모임 측은 밝히며 기자회견에 참석한 교수들은 재차 선언문을 낭독하며 검찰 개혁을 촉구했다.

대표 발의자인 김호범 부산대 교수는 "검찰은 우리 역사에서 민주화를 가로막는 마지막 장애물이 되지 말고 하루빨리 권력 도취와 집단 이기주의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개혁을 통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검찰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정치권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등 검찰개혁 핵심 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https://news.v.daum.net/v/20191011170927836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사제들은 선언 참여자를 대표해 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에서 선언문을 낭독한 뒤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지난 1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선언을 지지하면서 나온 천주교 성직자들의 대대적인 시국 참여다.

사제·수도자들은 선언문에서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야 할 사제와 수도자들이 이렇게 나선 것은 숱한 희생과 헌신 끝에 이룩한 민주주의가 또다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문제의 검찰개혁이 영영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간첩사건 조작, 선택적 수사와 기소, 전관예우 등 검찰이 행해 온 문제점이 현재진행형임을 지적했다. 이어 “이는 결과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 무제한의 권능 때문”이라며 “검찰 독립은 검찰의 독점권을 포기할 때 시작될 것이므로 대다수 검사의 명예와 긍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새로 태어나는 진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언 참여인들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태도 비판했다. 이들은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눈감아 주지만, 자신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그것이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검찰의 ‘판사사찰’이 드러났음에도 행동에 나서지 않는 사법부의 무기력함도 지적했다. 성명서에서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아직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검찰이 재판관을 압박하여 판결에 개입하는 몹쓸 행태를 무심히 바라만 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법부의 권위와 존엄을 회복할 것”을 당부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9730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