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23. 10:24

보왕삼매경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러므로 성현이 말씀하시되『장애속에서 해탈을 얻으라』하셨느니라.

일을 도모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어려움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하셨느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성인께서는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하라' 하였느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성인께서는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을 삼으라' 하였느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성인께서는 '덕을 베푸는 것을 헌신짝 버리듯 하여라' 하였느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성인께서는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돼라' 하였느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되나니, 성인께서는 '억울함을 수행의 문으로 삼으라'하였느니라.

이와같이 막히는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부처님께서도 저 수없는 장애 가운데서 보리를 얻으셨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