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 14:00

2월에 읽는 책, 양자컴퓨터(Quantum Supremacy)의 미래

수천 년 전의 `안티키테라` 유물로부터 기계식 아날로그 컴퓨터를 거쳐 오늘날 쓰고 있는 컴퓨터의 효시가 된 진공관과 전기를 이용한 `튜링머신` 이후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라는 반도체에 의해 탄생한 나노 단위 이하의 `양자 터널링` 문제에 봉착해버린 지금의 전자컴퓨터, 그리고 앞으로 연구, 개발될 양자컴퓨터까지. .

디지털 컴퓨터는 인류 역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왔다. 겨우 반세기 만에 컴퓨터가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점령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그 어떤 발명품도 컴퓨터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컴퓨터는 처음 등장한 후로 여러 단계와 변화를 겪었고,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인류의 삶에 막대한 변화를 초래했다. .

. . 오늘날 아이들이 게임을 할때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냉전시대에 국방부에서 돌아가던 공룡같은 컴퓨터보다 훨씬 강력하다. 사람을 달에 보낼때 사용했던 컴퓨터보다 훨씬 뛰어난 컴퓨터를 누구나 하나씩 들고다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컴퓨터의 성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때마다 기존의 기술은 곧바로 무용지물이 된다. .

. . 요즘 생산되는 마이크로칩에서 트랜지스터의 가장 얇은 층은 원자 20개가 들어가는 정도인데, 이 간격이 더 좁아지만 양자적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성능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예를들어 트랜지스터 사이의 간격이 원자 5개 정도라면,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위치가 불확실해진 전자들이 사방으로 튀어나와 회로를 단락시키거나 과도한 열을 발생시켜 칩을 녹일 수도 있다.

즉, 실리콘(반도체)에 기반을 둔 컴퓨터에 무어의 법칙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 것은 물리법칙으로부터 초래된 필연적 결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리콘 시대의 종말을 목격하는 산 증인이 될 것이며, 후(포스트)-실리콘 시대(또는 양자시대)의 서막을 현장에서 관람하는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인텔의 산제이 나타라잔이 말했듯이, "이 정도면 우리는 반도체 컴퓨터를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었다." 실리콘밸리는 머지않아 러스트 벨트(Rust Belt, 전성기가 지난 후 최악의 불황을 맞이한 산업단지를 일컫는 용어)로 전락할 운명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평온해 보이지만, 조만간 새로운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프사이퀀텀의 설립자인 제레미 오브라이언은 빠른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혁명의 골자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양자혁명의 진정한 의미란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로는 아무리 긴 시간을 들여도 길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복잡한 화학적, 생물학적 반응의 얼개)의 답을 얻어내는 것이다. 오브라이언은 말한다.

"양자컴퓨터의 본분은 과거에도 할 수 있었던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양자컴퓨터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과거에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디지털 컴퓨터로 복잡한 화학반응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구에 매장된 실리콘을 몽땅 채취해서 초대형 수퍼컴퓨터를 만든다해도, 과거의 디지털 방식으로는 결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새로운 과학적 진실이 발견되었을때, 반대론자들을 설득해서 인정받겠다는건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이다. 그들의 생각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이론이 수용되려면 반대론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신세대 물리학자들이 새로운 진실에 친숙해질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막스 플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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