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밤하늘 별자리, 황도 8궁의 전갈자리(Scorpius)
전갈지라는 머리와 집게 그리고, 꼬리의 독침을 연상시키며 전갈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크고 멋진 별자리입니다. 거의 정남쪽 하늘에서 지평선 쪽으로 낮게 떠 있지만 꼬리 부분은 은하수 부근에 있어 너무 낮은 지대만 아니면 대체로 전체를 한 눈에 잘볼 수 있습니다. 이 전갈의 심장인 안타레스(Antares)는 인상적인 붉은 색으로 화성에 비견됩니다. 그래서 화성의 `라이벌`이 되었죠. 실제로 화성이 2년에 한 번씩 이 별의 근처를 지나갑니다.
전갈의 머리는 알파별인 안타레스에서 2시 방향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델타별이고, 그 양 옆으로 집게 발이 포진하고 있는데 상상의 눈으로 보면 전체 별자리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살집이 제법 통통하게 오른 집게 발 2개 앞으로 뻗어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창~, 창~ 번쩍! 그렇다고 해서 게맛살처럼 맛있을까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하지만 아주 특이하게 이 집게발은 천칭자리가 뚱쳐갔답니다. 전갈 당황하셨어요? 꼬리에는 독침이 있는데 이것 만은 자존심이니만큼 뺏길 수 없지요. 이걸 뺏으려면 그냥 콕~ 찍어! 꼬리부분에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별이 있는데 이것은 람다별이고, `샤울라(Shaula)`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전갈의 독침`이라는 뜻이죠.
안타레스는 태양 지름의 대략 230배에다 700배나 큰 크기인데 이렇게 하면 실감이 잘 안나니까 우리 태양을 중심으로 목성 궤도까지의 크기라고 하면 대충 상상이 갑니다. 참고로 오리온 자리의 베텔기우스는 태양의 900배니까 비유하자면 토성 궤도 크기... 이 안타레스는 약 400만년 전에 탄생한 이중별로 우리로부터 170광년 떨어져 있는데 적색거성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표면 온도는 태양의 그것에 1/2 정도입니다.
낮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은하수 근처에 있는 관계로 이 별자리 부근에는 많은 메시에 대상이 있습니다. M4, 19, 62, 80은 구상성단이고, M6, 7은 산개성단인데 M4, 6, 7은 육안으로 볼 수 있다지만 난 왜 못봤지? 아참, 시력이 안좋지 ㅡ.ㅡ
전갈은 예로부터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존재로 신화에 따르면 오리온을 죽이기 위해 아폴로가 풀어 놓은 거대한 독전갈입니다. 다른 버전에서는 이 전갈을 푼게 헤라라고 합니다. 전갈을 론칭시킨 이유는 기고만장한 오리온이 존 존스, 앤더슨 실바에 이어 이번엔 반더레이 실바에게까지 독설을 쏟은 차엘 소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도발을 했기 때문인데 '나보다 강한 자는 없다' 면서 '지상의 모든 동물을 다 죽이겠다'고 큰 소리를 친게 이유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밤하늘에선 오리온을 전갈이 뒤쫓는 드라마 추적전갈이 밤하늘에 펼쳐집니다.
그리스 신화말고 우리에게 내려오는 전래동화에도 이 전갈과 관련된 야그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햇님과 달님(달링이 아님)`의 전설에 등장하는 오누이별인데 하늘에서 내린 동아줄이 바로 전갈의 꼬리입니다. 그렇다면 전갈의 꼬리를 타고 하늘로..? 어쨌든 이 이야기의 시작은 어린 오누이와 함께 살고 있는 할매가 잔치집에 가서 일해주고 얻은 떡을 가지고 이슥한 밤에 고개넘어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어디선가 음침한 그림자가 떡 나타나서 떡을 달라고 하니 그건 바로 호~랭이! 고개를 넘을 때마다 떡 하나씩 주면서 보냈으나 이 놈의 속마음은 딴데 있었던 것이었~따. 떡이 다 떨어지자 할매를 낼름 삼킨 호랑이는 그 할매로 변장을 하고, 오누이마저 잡아먹을 요량으로 그들이 살고 있는 집에 도착해서 할매 흉내를 내었고 어린 여동생은 바로 문을 열려고 했으나 보다 슬기로웠던 오빠가 있었으니...
문틈을 통해 꼬리를 본 오빠는 잔치집에 가기전 할매로부터 만약 호랭이가 오면 창문을 통해 뒷마당에 있는 나무로 올라가라고 한 말씀이 생각나 호랭이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선 동생을 데리고 큰 느티나무 위로 올라갔고 그 사이에 말 잘듣는 착한(?) 하지만 멍청한 호랭이는 계속 기다리다가 속은 걸 나중에 깨닫고 화가 나서 문을 부수고 방으로 들어가니 당연히 없지. 그래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나무 위에 있는 오누이를 보고 "얘들아, 거기 어떻게 올라갔니?"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오빠는 "부엌에서 챔기름 바르고 올라오이소~"라고 했고, 역시 말 잘듣는 착한 하지만 멍청한 호랭이는 그대로 했다가 매번 미끄러지기만 했지요. 그 모습을 본 여동생은 너무 우스워서 "호호, 바보 호랭이~, 도끼로 찍으면서 올라오면 될 것을.."이라고 숨바꼭질에서 수상한 사람을 경계하며 현관문 비밀번호 입력을 망설이는 엄마 앞에서 그 번호를 말해버리는 딸래미처럼 입방정을 떨어버립니다.
호랭이는 하늘이 돕는 느낌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도끼로 나무를 찍으며 점점 올라왔고, 더 이상 갈곳이 없어진 오누이가 기도를 통해 어디선가 내려온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자, 이들을 뒤쫓은 호랭이도 생전 처음 기도를 하면서 음흉한 마음속으로 '으흥~ 이제 잡아먹겠네~' 하며 역시 하늘에서 내린 썩은 동아줄을 좀 이상한 느낌으로 킁킁거리며 올라가다 수수밭에 떨어져 뒤지고 그래서 수수밭은 호랭이 피로 붉게 물들었다 뭐 이런 얘기...
이후 하늘로 올라간 오누이는 옥황상제의 명에 따라 오빠를 햇님으로 여동생을 달님으로 만들어 세상을 비추게 했는데 우리 오라버니는 뭐가 불만인지 흑점이 생겨 콧김으로 태양폭풍을 자주 내뿜고 있고, 새침한 여동생은 밝은 보름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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