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23. 13:28

2009 한국씨리즈 KIA 대 SK 5차전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속에서 미세한 부분이 승패를 갈랐던 경기였다. 당연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기아 타이거즈의 이용규 선수였고, 스퀴즈 싸인이 났을 때의 번트는 '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의 결승전 일본과의 대결에서 당시 김재박 선수가 보여준 개구리 번트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6회말 추가 득점도 이용규 선수의 출루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던 6회말에 다소 문제가 일어났고, 그것은 KIA공격때 병살을 막기 위한 2루수 방해 주루 플레이가 수비방해인가를 놓고 심판과 SK감독 사이에 언쟁이 오고 갔다. 솔직히 KIA의 그 주루 방해 플레이는 좀 신사답지 못했다고 볼 수 있고, 심판의 재량에 따라 수비방해 판정을 받았어도 할 말이 없는 경우이긴 했다. 하지만 결과는 선수들을 철수시킨 SK 감독은 포스트 시즌 사상 최초로 퇴장을 당하고, 몰수패가 선언되기 전 재개된 경기는 결국 기아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경기에서도 감독이 퇴장당하면 그 씨리즈는 그걸로 쫑나던데.

2009년 10월 7일 두산베어스와의 경기에서 SK의 병살방해 주루 플레이 장면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제 SK도 똑같이 당했다는 것이다. 뿌린대로 거둔다고 했던가. SK는 포스트 시즌에서 말고도 보통 다른 팀들과 경기할 때 이런 과감함을 넘어서 자칫 선수 생명을 위협할 만큼 무식할 정도로 위험한 플레이를 펼쳐 결국 공공의 적이라고까지 불리게 되었는데, 야구를 같이 한다는 동업자 정신과 선수 보호라는 개념은 아예 없는듯 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더 웃긴 것은 자기네들이 했을 때는 당연한 것이라고 하고, 다른 팀이 자기네들에게 했을 때는 저토록 심하게 항의를 하다니. 이걸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하는가 보다. 오늘 또 한자공부 한다. 어제의 기아 타이거즈 승리는 속이 후련하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나는 롯데 팬이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2009 한국씨리즈 우승과 통산 V 10 달성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