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학교 무상 급식비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경기도의 밥 굶는 아이들을 위한 점심값 예산 650억원을 또 삭감했다.
이 돈은 초등학생 45만여명에 대한 2010년도 무상급식 예산이었다.
한나라당은 지난 7월 도교육청 2차 추경예산 무상급식비 85억원 전액을 삭감한 적이 있는데, 정치 쟁점화를 피하기 위해서 예산안과 함께 경기도 유권자 10만명의 절박한 서명지를 함께 제출했으나 이조차도 철저히 외면됐다. 경기도의회 소속 의원은 116명이며 이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98명이다. 한나라당이 마음먹으면 표결을 뒤집기는 식은 죽먹기다.
진보 성향의 경기도 교육감에 반발해 경기도청 내 '교육부'를 추진하며 물의를 빚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료급식은 인기영합 정책일 뿐"이라고 김상곤 경기교육감을 정면 비난했다. 그리고 "학교는 무료급식소가 아니다"라는 말까지 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말이 맞는지 찾아봤다.
경기 과천시는 2001년부터 관내 초등학교 전체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전국 최초). 성남시도 2007년부터 관내 초등학교 63개 학교 전체에 대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내년에는 중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전체 초등학교 1~2학년생 무상급식비 121억원을 편성했다. 경북도 교육청도 내년부터 100명 이하 초등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전남 광양시는 내년부터 유치원생을 비롯, 전체 학생의 50%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2013년까지는 전체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하고 예산을 편성했다. 전국적인 추세를 보면 유치원생에서부터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지역적으로는 경상도, 전라도, 경기도, 제주도 가릴 것 없이 폭넓게 무료급식 정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의회 게시판, 트위터 난리났네
아이들이 돈 없어서 학교에서 굶어야 한다는 걸 생각하니 화가 났다. 정치란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게 핵심이고, 그것이 정치인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트위터에 뉴스 내용을 올리고 심정을 담은 글을 썼더니, 금새 퍼져 트위터 동네에는 경기도의회 점심값 삭감 문제로 떠들썩했다. 거친 반응을 하는 트위터들도 많았다. @Sharpshim은 "죄송합니다. 욕 한 번 하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하고 OOO라는 표현을 썼다.
@jinmadang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서 굶는 아이들의 밥을 뺏다니, 저러고도 사람인가"라고 트위팅했다. @powermugk은 "사회의 삭막함은 어른되고 배워도 늦지않아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아예 명단 공개를 해야한다고 주장한 사람들도 많았다. @takithebest, @Hanbaek 등이 이런 주장을 했다. @moiplans는 "선거를 빨리~~ ㅜㅜ"이라는 말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심판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경기도의회 자유게시판에도 급식 예산을 삭감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비난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경기도민인 이철은씨는 "의원이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을 성토했다. 김동주씨는 <애들이 불쌍하지도 않은가??>라는 글에서 "초등학생 전원 무상급식도 아니고, 겨우 5, 6학년들 급식인데, 그마저 삭감하려들다니... 어이없다.."라고 비판했다.
학부모와 교육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친환경학교급식을 위한 경기도운동본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으로 구성된 '무상급식실현 경기추진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11적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학부모의 90%가 무상 급식에 찬성하고,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10년이 다 돼가는 곳도 있는 데 비하면 경기도는 너무 늦은 편이다. 우리나라가 최소한 복지는 안 돼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최소한 '교육복지'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열을 비싼 사교육으로만 표출할 것이 아니라, 가난한 부모를 만난 탓에 점심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향해 마음을 쓰면 어떨까? 한 누리꾼의 말처럼 한나라당 의원들께 묻고 싶다.
"당신들의 지갑이 넉넉해지니 만족하시는가?"
나도 욕좀 하고 싶다... 너희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뭐냐? 할일이 뭐냐?
오마이뉴스 / 오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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