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을 볼 것 같으면 4 - 불법(佛法)은 불법이 아니다?
"수보리야... 네 뜻이 어떠한가. 만약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은 복덕과 안녕을 많이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많이 얻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 연유는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 복덕은 곧 복덕의 본성을 지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여래께서는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신 것이옵니다."
"만약 또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곧 이 경중에서 사구게라도 하나 타인을 위하여 설파하는데 이른다면, 이 사람의 복이 칠보공덕의 사람이 얻을 복을 뛰어 넘으리라.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일체의 모든 부처님, 그리고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이, 모두 이 경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법(佛法)이라고 하는 것은 곧 불법이 아닌 것이다."
"수보리야! 네 뜻이 어떠하느냐, 수다원이 '나는 수다원의 경지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유는 수다원을 이름하여 '입문한 자'라 하지만 그는 들어감이 없습니다. 형체에도, 소리에도, 냄새에도, 맛에도, 촉감에도, 법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를 '수다원'이라 이름합니다."
"수보리야! 네 뜻이 어떠하느냐, 사다함이 '나는 사다함의 경지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유는 사다함을 이름하여 '한 번 왔다가 돌아갈 자'라 하지만 그는 실제로 오고 감이 없습니다. 이를 '사다함'이라고 부릅니다."
"수보리야! 네 뜻이 어떠하느냐, 아나함이 '나는 아나함의 경지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유는 아나함을 이름하여 '더 이상 아니올 자'라 하지만 그는 실제로 온다 함이 없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이를 '아나함'이라 합니다."
"수보리야! 네 뜻이 어떠하느냐,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아니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유는 실제로 아라한이라 이름할 수 있는 법이 도무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노라'하는 이런 생각을 일으킨다면, 그것이 곧 아상 · 인상 · 중생상 · 수자상을 짓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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