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8. 13:13

퇴마록(退魔錄) 두 번째 외전, `마음의 칼`

퇴마록 외전 : 마음의 칼 - 8점
이우혁 지음/엘릭시르

작년에 이어 또 하나의 퇴마록 외전이 추석이 지난 얼마전 출간되었습니다. 두 번째 외전의 제목은 `마음의 칼`입니다. 지난 외전 `그들이 살아가는 법`이 퇴마록의 향수를 불러오는 작품으로 국내편을 읽으면서 가졌던 '풋풋함'을 느꼈다면 이번은 세계편 이후 혼세편으로 이야기가 확장되면서 받았던 인상을 다시 생각나게 하기에 충분한, 보다 퇴마록다운 내용이라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총 4개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는 내용 중 첫 번째 이야기는 1965년 인도-파키스탄 2차 전쟁 직후 소련 코시긴 총리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은 바로 다음 날 인도의 샤스트리 수상이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여 세계편에서 주인공 일행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그 이름도 숭악한 `블랙 써클`과 마스터가 탄생하게 되는 배경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세계편에는 악마 `아스타로트`도 등장하죠. 높아진 공력으로 손가락 3개에 탄자결이 맺혀지던 현암의 활약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혼세편 - 와불이 일어나면> 전후에 있었던 `칼`에 관한 이야기로 강화도에서 퇴마사들이 연합으로 악령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였을때 현암과 승부를 겨뤄보고 싶었던 사미승 현정의 숨겨진 과거와 그로 인한 마음의 번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단 진정한 검술에 대한 저자의 식견은 그간 생각해왔던 부분과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어 동의하며 기구한 운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제 비구니계를 받아 '무련'이라는 법명으로 본격적인 수행자의 길을 가게 되니 성불하소서..

세 번째에서 드디어 주인공 일행 중 현암과 승희가 등장합니다. 거기다 저번 외전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흡혈귀학과 총기류의 귀재, 그러나 무뚝한한 표정에 흡사 흡혈귀와 비슷한 외모의 `이반` 교수도 같이 나옵니다. 반갑더군요. 이는 세계편 아스타로트의 약속 이후에 벌어진 이야기인데 그 약속이 뭐였더라..? 생각이 날 듯 말 듯..

암튼, 배경은 미국이고 할렘가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갱단 사이의 총격 살인 사고 속에 악령이 등장하는 관계로 퇴마사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복직 형사 더글라스가 다시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현암과 승희, 이반 교수의 활약이 펼쳐집니다. 그때까지 유일하게 공력이 돌아가는 오른팔이 무적으로 나옴. 이반 교수의 사람을 살상하지 않는(?) 개조 총기들도 기가막히게 불을 뿜으며 돌아갑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에피소드라고 하기보다는 응답하라 1994나 1997을 보면서 느꼈던 추억의 조각 모으기 종합선물 세트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국내편부터 세계편을 지나면서 그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많은 사람들이 1997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저마다 들뜬 마음과 기분으로 나름대로의 시간을 보내는 짧은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나오는 이름들을 보니까 어렴풋이 그 사람들이 등장했던 에피소드의 내용들이 기억나는 것도 같은데 현주, 윤영, 범준, 장인석 육군 소장에다 그리고, 정미애는 현암이 구해줬던가.. 동민은 잘 모르겠고, 프로그래머 혜영은 현암이 써버 컴퓨터를 오른팔로 부셔버려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은 그 에피소드인것도 같은데.. 거기다 박신부의 지기 장박사, 강화도 사건때의 기자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는 퇴마사 일행이 이미 죽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백호에 의해서 그렇게 처리되었구요.

그에 반해 극소수이지만 이들이 건재함을 알고 있는 아메리칸 원주민 강신술사 성난 큰곰, 영국의 바이올렛과 월터 보울, 앗! 이제서야 짤막하게 나오는 윌리엄스 성공회 신부(왕따 당하는줄 알았음), 오랜 세월을 거쳐 드디어 말문이 터진 인도의 로파무드, 중국의 용봉문화 학자인 황달지 교수, 현암의 몸을 진찰한 이후 `천정개혈대법`을 연구하는 화노인.. 이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퇴마사 일행에게 마음을 담은 팩스를 보냅니다.

세상과 단절되었.. 다는 것 같이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 생각해주고, 비록 얼마 안되지만 연락의 끈을 유지하고 있는 그들은 서로의 의지 속에서 나름대로 분명 행복했으리라. 그렇게 백호와 연희가 함께 찾아간 아지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1997년 12월 25일, 퇴마록 혼세편을 읽기 1년 전. 그러고 보니 이제 크리스마스도 두 달 조금 더 남았네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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