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벌이는 연례행사 `밭 청소`
이걸 `밭`이라고 하긴 좀 뭣하지만 그래도 시금치부터 열무, 상추, 배추, 고추, 부추, 쪽파 등을 재배하고 두릅까지 열리니 일단 밭이라고 해 둡니다. 그리고 여길 빗자루로 쓸고, 밀대걸레로 닦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청소라고 하면 그냥 쓰레기 줍기죠.
근데 이거 만만치 않습니다. 바람이 불어 종이 조각이나 비닐, 포장지 등이 날려올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일들이 많아 보입니다.
쓰레기의 대부분이 과자나 아이스크림 포장지인걸 보면 아이들을 포함해서 몇몇 어른아이(일부 개념이 아직 둥지를 틀지 않고 몸만 커버린 청소년이나 20대 초반)들이 주범들인 것 같습니다. 짜식들이~..
봄철 이후에는 두릅의 가지와 잎이 무성해지기 때문에 그 사이를 들어갈 수 없어 청소를 못하고, 찬바람 부는 겨울엔 춥기도 하고, 게을러져서 그냥 놔두다가 따뜻한 봄에 연중 행사 삼아 1년에 한 번씩 싸악~ 치우곤 하지요.
쓰레기가 많기도 합니다. 이거 언제 다 줍는다지
청소하기 전에 시금치부터 시작해서 일단 여러가지 채소들을 먼저 뽑아주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심은 열무라 이제 조금씩 자라나고 있는데 여기도 조금 뽑구요,
이쪽 열무는 이제 파장 분위기입니다.
지난 겨울 아주 추울 때 이 쪽파가 좀 비실비실 하는 거 같더니 봄이 되니까 갑자기 소생한 듯 쑥쑥 자랐습니다.
이거 뽑아도 뽑아도 당최 줄어들지가 않아서..
오늘 아침 간만에 문득 점괘를 봤는데 `귀인이 나타나 일이 잘 해결된다`고 나와서
'귀인은 무슨? 올 사람도 없는데..'라고 생각을 했으나... 이것 참,
마침 쓰레기를 막 주우려고 하던 찰나 윗집 아저씨께서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도와주셔서
일이 생각보다 아주 쉽게 끝났습니다.. 역술이여, 나의 모자람을 덮어주오~~
박스 2개와 큰 비닐봉투를 준비해서 종이와 스티로폼, 그리고 비닐포장지 3종류로 분리해서 작업을 하니 효율적이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쓰레기를 주우면서 몸을 움직이다 보니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사라지면서 땀도 나고 운동도 되네요.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끔씩은 이렇게 몸을 움직여 주는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청소를 다 하고 보니까 어느새 오후가 저물어가는 시간이 되었네요.
청소를 다 하고 다시 밭을 둘러보니 그간 밀린 숙제를 끝냈다는 뿌듯함과 시원함이 밀려옵니다.
1년 만에 돌아온 연례행사가 끝났습니다.
이래저래 밭 작물을 뽑고, 청소까지 마치니 아휴~ 피곤해.
약국으로 가서 피로를 풀어주는 거 2개 사옵니다.
여자의 뽀뽀를 능가한다는 피로회복제 `바.깠.으`는.. 약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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