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옷장에서 나온 잡동사니 물건들
나니아 연대기에서는 골동품 옷장을 통해 차원이 다른 세계로 가기도 했던 것처럼 다들 어렸을 때 이 옷장 속을 열어보며 장난친 경험들이 있을 거라고 보는데요, 오래된 옷장을 한 번씩 열어보면 시간 속에서 손을 타지 않고 그대로 놓여져 있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이건 꺼내 쓸 일도 잘 없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도 뭣해서 그냥 방치되어 있는 수준인 거죠.
며칠 전 옷장 선반이 내려 앉아 옷걸이용 철봉을 구입해서 길이를 맞춰 설치를 할 때 자연스럽게 옷과 함께 옷장을 정리하게 되었는데 그간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옛날 물건들이 왕창~.. 은 아니고, 다소 발견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눈길이 가는 게 좀 있네요.
파란색 함에 든 게 뭔지 궁금해서 열어보니 향수 세트입니다. 뚜껑을 열자마자 향수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향기가 너무 좋습니다. 블로그를 통해서 향기를 전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갑자기 뭐 이런 황당한 생각을..
독일제인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우리 큰 누나가 독일을 다녀왔을 때 가져온 게 아직 있는가 봅니다. 그러면 자그마치 몇 년 동안 고이 모셔져 있었던 건지. 골동품 향수가 하나 등장했습니다.
글고 이건 열쇠가 나왔는데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분명치 않은 것이 아주 오래 전에 무슨 작은 함을 잠그고 그 열쇠를 여기다 놓아둔 기억이 언뜻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뭔지가 생각이 안 나네요. 어린 시절에만 통용되는 작은 보물 같은 것일텐데... 그 동안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군요. ^^
`지통고`라... 혹시 아픈 곳에 바르면 바로 낫는다는 전설의 명약...?
두껑을 열자마자 녹색의 시큼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이건 그 옛날의 `안티프라민`을 생각나게 하는군요. 아... 안티프라민.. 오랜 만에 떠오르는 추억의 연고입니다. 어렸을 때 `아까진끼`라고 불리던 빨간약과 함께 만병통치약인 줄 알았다는. ㅋ
나머지 하나 남은 봉투는 두툼하면서 제법 무게가 나갑니다. 여긴 뭐가 들었나 하고 쏟아보니...
네, 돈입니다. 그러니까 출처불명과 국적미상의 동전들이 되겠네요. 일단 돈이라서 반갑긴 한데 이게 지금 현재,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중에서 골라보니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기념 1,000원짜리 주화 몇 개하고, 무슨 중동 아랍지방에서나 볼 법한 동전에 무솔리니 아저씨의 얼굴도 보입니다.
덴마크와 싱가포르 주화도 보이는데 국가 이름이 씌여있는 것은 쉽게 알아볼 수 있네요. 제 5공화국 100원 ㅋㅋ 오공비리가 한창일 때 만들어진 동전인가 보군요.
아마도 각 가정에서 옷장이나 집안 곳곳 방치되어 있는 물건들을 꺼내보면 오래된 골동품들이 적잖이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귀찮기도 하거니와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기도 할테죠. 우리 집도 이번처럼 옷장에 문제가 안 생겼으면 계속 모르고 지나칠 뻔 했으니까요. 더욱 반가웠던건 보너스로 `현금 8만원`까지 덤으로 얻었습죠. \ ( ^ ^ ) /
내친김에 다른 가구나 집안 구석을 다 뒤질까도 싶었지만 거기까진 엄두가 안 나서 그만두었지만 궁금합니다. 그걸 다 뒤지면 이젠 뭐가 나올지. 그래서 시간을 두고 하나씩 천천히 해볼까 합니다. 내심 기대를 하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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