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인생이라는 사막을 걷는데 필요한 연금술이 있다면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문학동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
예로부터 '연금술사(Alchemist)'들이 납이나 다른 금속을 금으로 바꾸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이야기들 속엔 실제로 그런 시도에서 성공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고(레알..?) '생 제르망' 백작이라고 불리우는 불사의 몸을 이루어낸 최고의 연금술사이자 불가사의한 인물이 수백년에 걸쳐 유럽 각 지역에 출몰한 것을 목격한 여러가지 사례들도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연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오늘날까지 강한 호기심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확실히 금덩이는 사람들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그 무언가가 있는 거시기인가 보다.
이론적으로 다른 금속에서 아주 소량의 은을 추출하는 것은 가능하다. 요즘에 은 시세도 많이 오른 모양이던데 아무리 그래도 금에 비할 바는 못되고, 판매할 만큼의 양을 얻기도 힘드니 별로 재미가 없어서 그다지 매력은 못 느낀다.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금을 얻기 위해 기울인 공든 탑으로 인해 야금학이 발전하면서 많은 물질들이 발견되었고, 그 중 65% 이상은 금속이며 또 그 과정에서 화학 역시 하나의 학문영역으로 틀이 잡혀갔다.
오늘날 전해지는 연금술의 다른 의미 중 하나로 어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면을 보면 실제 다른 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며 단지 금속을 달구어 제련을 하고, 요구하는 성질로 만들기 위해 단련시키듯이 본인의 깨달음을 위해 부단히 수행하는 과정에서 성취를 이루어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고, 그것을 일컬어 '현자의 돌(Sorcerer's Stone)'이나 '금을 얻는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게 보면 서구 사회나 동양 세계에서 말하는 깨달음과
수행은 그 형태와 모습이 다르게 보일지라도 결국은 같은 곳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목적지가 같더라도 다른 길을
통해서 이르는 것처럼. 동서양의 현자들은 깨달음이나 수행에 대해 하나같이 이런 말들을 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무슨 특별한
비밀의식을 통해 자격을 얻거나 복잡하고 고통스런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진정한 마음을 다해 삶에 임하면 어느 시점에선가
저절로 그 문이 열리게 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보천리'니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선현들의 말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편법을 써서 먼저 앞서가려는 사람들이 들으면 코웃음 칠 그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이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 일행이 서역으로 불경을 얻기 위해 간 거리는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단숨에 날아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러면 단지 목적만 이루기 위해서는 삼장법사의 "가서 불경을 가져온다, 실시~!!" 한마디에 손오공이 뿅~ 쨘! 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걸 왜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황무지를 걸으면서 다리가 아파, 저팔계는 계속 배가 고파, 손오공은 삼장법사의 고기(?)를 노리는 요괴들과 끊임없는 싸움을 해야 했을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이 책을 읽어보고 나면 스스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어떤 일이나 목적을 위해서는 거쳐야 할 단계라는 것이 있으며 그것은 무언가를 느끼고 성취할 수 있는 필요 요건임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야말로 그 사람을 진정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렇기에 결과보단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생겨난 건 아닐까.. 물론 결과 또한 중요하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당연히 진정으로 그리고 진지하게 과정에 임했다면 결과 역시 좋을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은 방향으로 해야할 일을 하고서 결과는 내버려 둔다." 아니면 결과마저 과정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도 가능하다.
그런데, 운명이란 참으로 묘한 뭔가가 있어서, 결과가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잠재된 보상은 하나의 보험이 될 수도 있다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잠시 목적에서 벗어나 엉뚱한 길을 걷는 것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큰 방향에서 보자면 의외의 해답이나 실마리를 구할 여지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기 길에 대한 세 가지의 시선과 자세가 있다. 하나는 그 길을 알고만 있는 것, 다른 하나는 그 길을 알고 동경하며 바라만 보는 것, 나머지 하나는 그 길을 걷는 것으로 이 3가지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어서 직접 그 길을 걸어본 사람만이 많은 걸 얻을 수 있을테고, 거기에는 좋은 것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 역시 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운명과 조우하여 그것을 실현하는 연금술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재료는 '긍정적인 믿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Book과 함께 여유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들의 아버지> 인류 진화과정의 '빠진 고리'를 찾아서 (2) | 2011.04.19 |
---|---|
하늘이여 땅이여 - 조선을 지키는 3가지 신비스런 힘 (4) | 2011.03.26 |
<그의 검은 물질들> `황금나침반` 씨리즈 (6) | 2011.03.22 |
<카산드라의 거울> 미래를 보는 소녀의 고뇌. (8) | 2011.02.23 |
뉴턴 Highlight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 개정 신판 (2) | 2011.02.07 |
뉴턴 Highlight `양자론(Quantum Mechanics)` 개정 신판 (2) | 2011.01.20 |
실존하는 신비의 지저문명 `텔로스(TELOS)` (6) | 2011.01.12 |
새 만세력(萬歲曆)과 함께 온 알라딘 머그컵 (2) | 2011.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