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의 거울> 미래를 보는 소녀의 고뇌.
카산드라의 거울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네가 얻게 될 것은 진정한 너 자신을 알게 되는 것. 이것이 모든 삶의 유일한 목적이야. 왜냐면 중요한 건 오직 이것뿐이니까... |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에서도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그 순간의 시각을 바탕으로 미래를 추측하는 학문적인 접근에서는 시간을 두 가지 종류로 보고 있다. 하나는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느끼는 공통의 시간으로 언제부턴가 존재하고 있어 지금을 통과해 앞으로도 계속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이고, 또 하나는 누구에게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라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각자의 인식에서 시간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흐를 수 있으므로 미래를 보고자 하는 특정 시점부터 시작하여 하나의 특화된 상태로 흐르는 시간이다.
다른 형태로는 깊은 명상 상태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이들은 이미 기록된 아카식 레코드에 접근한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명상 상태가 아니라도 고도의 집중된 의식과 실제적인 매개체를 통해 미래에 접근하는 방식도 있으나 어느 것이든 본인의 수행 상태가 맑고 진중해야 함은 바탕이고, 기본이다. 그 외 타로나 주역의 괘와 효사 등의 상징들을 통해서 미래를 해석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과학적인 분야에서 확률적인 분석은 하나의 공인된 방법이며 현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을 배제하고, 그냥 미래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예지몽이나 투시 능력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좋든 싫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못한 어린 아이나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는 청소년들로서는 이 자체가 견디기 힘든 시련이 될 수도 있다. 기존의 통념을 지닌 사회에서 정상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능력을 보이는 아이들 상당수가 자폐증세를 지녔거나 어떤 면으로든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며 무리에 어울리지도 못하는 경향이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한 명의 여자로 인해 망쪼에 제대로 빠진 '트로이' 에 나오는 예지자와 이름이 같고,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카산드라'는 자신의 나라에 닥친 파국을 미리 예지하고, 그것을 알리지만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실현되었다. 어릴 때의 기억을 잃어버린 이 카산드라가 그 카산드라(Cassandra)의 환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17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카산드라는 미래를 본다. 하지만 말할 수 없다. 아무도 믿어줄리 없지만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편안히 거처할 수 있는 안식처는 어디고 함께할 사람들은 누구인가.
기억을 잃고 베일에 쌓인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고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 오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보는 관점에 따라 세상이 버린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스스로 세상을 버리고 등졌을 수도 있는 '대속' 주민 4인방과 맺어지는 인간적인 관계가 작품의 주요 흐름이다. 이들과 함께 하는 동안 본의 아니게 미래를 보는 능력으로 인해 발생할 테러들을 막는 민간 특공대(?)의 역할을 하며 알게된 사실. 그것은 자신의 오빠에게는 '실험 23', 자신에게는 '실험 24'의 수수께끼 같은 딱지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 베르베르가 이전에 말했던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바로 이 작품인데 그 한국인은 김이라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남한 출신이 아니라 북한 출신으로 어릴 때 부모와 함께 탈북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프랑스로 오게 되었으나 그 사회에 적응을 못한 천재 컴퓨터 해커로 나와 그들의 아지트를 디지털 요새로 만들고 관리하며 주인공을 도와주는 인물이다.
주인공 카산드라가 미래를 보긴 하나 정작 자신의 오빠가 보았던 2012년의 상황에 대해서도 보았는지의 여부는 책에 나오지 않지만 어쨌든 그녀의 오빠가 제시하는 의견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 천재적인 두뇌를 사용하여 모든 변수들을 고려한 확률 방정식을 동원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수학자이자 또 한 명의 유명한 고대 예지자인 '다니엘(Daniel)'과 이름이 같은 그녀의 오빠는 2012년 12월 21일과 2013년을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 예측하지만 카산드라는 인류가 스스로를 위해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믿는다.
그리하여 태초에서부터 이어져 지금의 그녀 몸 속에 심어진 DNA, 그리고 여지껏 환생을 거듭해오는 카르마의 과정에서 맺어왔던 인연들과 그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며 꿈 속에서 고대의 카산드라와 같이 시간의 나무 속으로 들어가 세상에 펼쳐질 여러가지 모습의 미래들 중에서 어떻게 하면 인류에게 보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실현될지를 고민하며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Book과 함께 여유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시퍼의 복음(Lucifer's Evangelium) / 톰 에겔란 - 사탄에 대한 새로운 해석 (4) | 2011.04.29 |
---|---|
<아버지들의 아버지> 인류 진화과정의 '빠진 고리'를 찾아서 (2) | 2011.04.19 |
하늘이여 땅이여 - 조선을 지키는 3가지 신비스런 힘 (4) | 2011.03.26 |
<그의 검은 물질들> `황금나침반` 씨리즈 (6) | 2011.03.22 |
`연금술사`. 인생이라는 사막을 걷는데 필요한 연금술이 있다면 (12) | 2011.02.09 |
뉴턴 Highlight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 개정 신판 (2) | 2011.02.07 |
뉴턴 Highlight `양자론(Quantum Mechanics)` 개정 신판 (2) | 2011.01.20 |
실존하는 신비의 지저문명 `텔로스(TELOS)` (6) | 2011.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