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퍼의 복음(Lucifer's Evangelium) / 톰 에겔란 - 사탄에 대한 새로운 해석
루시퍼의 복음 - 톰 에겔란 지음, 손화수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그렇다면 <루시퍼의 복음>도 2012년에 대해 언급했겠군요." "5세기 경, 역사학자 소조메누스(Sozomenus)는 3백년의 역사를 가진 어떤 텍스트의 한 부분을 발췌해서 기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1,647,000일이 지난 후에 어떤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요지입니다." |
도서관엘 가보면 수많은 장서들의 숲이 버티고 서 있어서 이리 저리 둘러보며 구경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우연찮게 눈에 띄는 책들이 있게 마련이고, 원래 읽으려고 계획했던 건 아니었지만 손이 가거나 차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들이 더러 있다. 마치 마트에 가게되면 구입목록에 없는 것들을 갑자기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처럼... 이 책도 이런 경우에 들어가는데 제목과 표지에서 받은 첫 인상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같은 제목이었지만, 처음에 읽었던 책은 '톰 에겔란'이 쓴 작품이 아니라 '폴 크리스토퍼'가 저술한 '루시퍼 복음(Lucifer's Gaspel)'이었다. 동일한 책인 줄 알고 있다가 나중에 다른 책이라는 것을 알고 둘 다 읽게 되었는데 '루시퍼 복음'에 대한 작가들의 해석이 달라서 그런지 두 작품의 내용은 아주 다르다. 이 두 작품들 중에서 톰 에겔란이 쓴 루시퍼의 복음(Lucifer's Evangelium)이 보다 더 많은 해석과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만약 읽고자 한다면 톰 에겔란 책을 권하고 싶다....
상뜨 상제 마에스트루 사타나
SFANT SANGE MAESTRU SATANA
신성한 피! 제왕 사탄은
도르미 카다브루 파라디다 트레지
DORMI CAFAVRU PRAMIDA TREZI
피라미드 속에서 시신처럼 깊은 잠을 자고 있으나
하르가-메-기도-돔
HARGA-ME-GIDDO-DOM
종말의 날이 오면 깨어날 것이로다.
마누스크리스! 아큠!
MANUSCRIS! ACUM!
지금 당장!
아베 사타나스
AVE SATANAS!
사탄을 경배하라!
.... 서기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에세네파 이전부터 전해 내려온 세 개의 고대 문서를 폐기할 것이 결정되고 문서 폐기를 맡을 세 명의 수도사가 선발된다. 세 수도사는 폐기 직전 그것에 담긴 비밀을 알게 되고 문서를 세상에 남기기로 약속한다. 그로부터 1,600여년 후 그 문서 중 하나가 이스라엘 쿰란에서 발견된다.
이 문서의 발견으로 미확인비행물체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블루북 프로젝트'와 바벨탑과 네필림의 흔적을 찾는 '루시퍼 프로젝트'가 발족된다. 그리고 역사에서 잊혀지고, 은폐되고, 봉인되었던 인류의 과거와 그로 인해 벌어질 경악스러운 미래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1970년 로마.. 신학자이자 악마학의 최고권위자인 지오반니 노빌레 교수는 고문서 판매상으로부터 이집트에서 발견된 필사본의 해석을 의뢰받는다. 교회와 학계에서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루시퍼의 복음>중 한 부분으로 추정되는 문서.
한편 그 필사본이 `사탄 재림의 메시지`와 `하르마게돈의 예언`을 담고 있다고 믿는 광신도 집단은 노빌레 교수의 어린 딸을 납치하고, 딸을 찾기 위한 사투 속에서 노빌레 교수도, 교수의 딸도, <루시퍼의 복음>도 한순간 세상에서 사라진다.
2009년 노르웨이 오슬로.. 재야 고고학자 비외른 벨토는 우크라이나의 한 수도원에서 발견된 고대 문서의 연구를 부탁받는다. 30여년 전 로마에서 잠깐 등장했다 사라진 <루시퍼의 복음>의 또 다른 한 부분으로 짐작되는 문서로, 그 문서를 건네받는 순간 주인공 비외른 벨토 역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그리고 생명의 위협보다 더 소름끼치는 진실에 접근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본질이 희석되고, 원래의 의미가 왜곡되는 현상은 불완전한 존재인 인류에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세월이 오랫동안 흘렀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만 분명 남들을 좌지우지하고 싶어하는 일련의 무리들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라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형태는 진실이라 할지라도 외면당해왔던게 역사적인 사실이다. 이런 걸 두고 `불편한 진실`이라고 한다.
또한 언제나 그렇듯이 하나의 세력이 있으면 거기에 반하는 세력이 있는 것도 어찌보면 필연인지 자기네 입맛대로 할려는 세력들에 맞서 그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는것 또한 이 세상에 흔히 존재하는 현상이다. 그들의 모토는 "I want to believe~, the truth is out there!" 쯤 되겠지.
그러나 이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알력과 암투는 피할 수 없고, 이런 식으로 진실찾기 게임이 펼쳐지는 동안 부작용도 만만찮게 생겨났으니 그것은 본래의 내용이 가지고 있는 원래 의미의 잘못된 해석에서 기인한 오류와 그 지식의 전달, 그리고 그것에 대한 무분별하고 어긋난 믿음이다.
사탄(Satan)... 이라고 하면 흔히들 사악한 존재로 `악마`와 동일시 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중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리고, 암암리에 이 존재를 숭배하며 찬양하는 어둠의 조직이 지하에서 그들만의 드러나지 않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하며 실제로도 상당히 신빙성 있는 증거들도 만연하다. 이들 세력은 작품에서 `드라큘 기사단`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피를 제일 신성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큘이라는 말은 현재 `악마`를 의미한다고 알려져 있기에 이 말 자체가 공포를 불러오는 조직의 이름이 되기 충분하다. 어쩌면 이런 조직의 세계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묻혀 있다보니 온갖 추측과 억측이 세간에 난무하게 되고, 그 결과 오늘날 드라큘라니 뱀파이어 등 해괴망측한 초자연적 어둠의 존재들이 스크린에 빨간 물감을 칠하러 나타나곤 하는 모양이다. 이들을 탄생시키는데 있어 일등공신은 물론 유대자본이 꽉 쥐고 있는 헐리우드일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조직들마저도 그들이 신봉하는 근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의 부족과 오류로 인하여 문자 그대로 해석된 내용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 잘못된 믿음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크리스트교나 이슬람교 외에 다른 종교나 신앙에서도 이른바 원칙만을 고수하는 `근본주의자`들이 골칫거리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래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물들 심지어 주인공보다 수십년 앞서 먼저 필사본을 손에 넣은 저명한 학자이자 교수도 그들의 추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시간의 인연으로 문제의 필사본 문서와 선이 닿은 주인공마저 이들 세력으로부터 보이지는 않으면서도 시시각각 어디선가 다가오고 있는 심리적인 압박을 느끼다 마침내 급박하게 쫓기게 되는 동안 역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주인공을 구하려는 조직의 움직임도 거대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빛과 어둠의 대결처럼 상대진영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루시퍼 복음의 행방을 둘러싸고 그것을 손에 넣으려는 물밑작전이 치열하다.
단순히 조직 간의 다툼이 아니라 여기에는 하나의 국가를 넘어선 다국적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그것은 `블루 북 프로젝트(Blue book Project)`라든가 `루시퍼 프로젝트(Lucifer Project)`라는 이름으로 명명되고 있으며 어느 시점에선가 주인공도 여기에 합류하여 진실을 파헤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루시퍼의 복음이라고 명명된 필사본 문서의 각 조각들을 모아서 해석을 거친 결과 하나의 지점을 가리키는 좌표를 얻게 되고 그곳은 고대 바빌론 문명의 상징인 `바벨탑`이 있었다고 추측되는 지역으로 그것의 흔적을 찾아 큰 규모의 발굴이 진행되며 거기에 참여한 주인공은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수천년의 비밀이 간직해오고 있는 내용을 밝히기 위해 난제에 봉착하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한다면 사람들은 거기서 무엇을 보고 발견하게 될 것인가.
책을 계속 읽다가 후반으로 가면 사탄이라는 존재가 정말로 사악한지 아니면 인간들을 돕고 싶어 하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겠지만 성경에도 언급이 되어 있듯이 까마득한 고대에는 분명 `화염이 치솟는 땅밑 지옥에서 올라온게 아니라` 하늘에서 떨어진 인류와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거대한 존재가 있었고, 그들은 으레 신으로 여겨졌으며 현 인류의 생성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네필림들과도 연관이 있다는 추측을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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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서 한 가지 분명하게 굳어진 사실은 아주 오래 전인 고대에도 각 문화권 별로 사후세계에 대한 기록과 그곳을 관장하는 존재들에 대한 인식과 기록이 있었다. 다만 각 나라나 지역마다 언어가 달랐기 때문에 제각각 다른 이름들로 불려졌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의 기독교 문화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불어 애초에 지옥이라는 개념은 없었으며 사람이 죽으면 땅 속에 묻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나중에 `벌 받는다`라는 식으로 왜곡되어서 어느새부턴가 밑에는 마그마가 끓고, 위로는 화염이 충천하며, 각종 악마와 마귀들이 꼬랑지 흔들면서 포크를 들고 설치는 아비규환의 장소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고대인들은 살아서도 방문해볼 수 있었다는 이 사후세계를 어떤 식으로 이해했는지 바벨탑으로 여겨지는 지점에 남아 있는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의 땅 속으로 들어가보자.
2,000년대가 지난 시기를 전후로 4,500년 전에 쓰여진 이 문서에서 1,647,000일이 지나면 무언가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되어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2,000년의 2번째 10년이 인류에게 중대한 전환점의 시기라는 말이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4,500년 전에는 `신`으로 여겨졌던 존재들, 훗날 신의 권위를 해칠 수 있기에 부정되었던 존재들, 그리고 지금 신이 버린 악마로 여겨지는 존재들, 인류 종말의 날, 그들이 돌아온다! 어쩌면 독자들에게 다빈치 코드보다도 더욱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은 그들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하르가-메-기도-돔
HARGA-ME-GIDDO-DOM
그날이 오면 돌아올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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