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어 한마디. 직접 주자, 기브 디렉틀리(Give Directly)
2008년에 하버드 대학에서 국제 개발 분야를 공부하던 대학원생 마이클 페이와 폴 니하우스는 해외에 나가 현장연구를 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케냐를 방문했는데, 곳곳에서 버려진 물 펌프나 입지않는 옷 등 원조 자금이 낭비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두 사람은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음식이나 모기장, 교과서, 운동기구, 소, 물통 등이 아니라 현금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해 여름 마이클과 폴은 가난한 마을 사람들에게 자기네 돈 몇천 달러를 나눠준 후 그 결과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돈을 받는 가구에서는 가정폭력이 줄었고,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향상되었으며, 식생활이 개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두 사람은 자기네 생각이 옳았다는 사실을 알고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2012년에 한 친구가 두 사람을 구글에 연결해줘 그들은 구글로부터 240만 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할수록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사람들은 장사를 시작했다. 어린이들의 몸무게는 늘었다. 여자아이들이 학교가는 비율도 높아졌다. 여성의 자율성도 높아졌다. 현금지급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대부분의 다른 단체와 달리 두 사람은 그 결과를 모두 문서화해 전 세계에 알렸다.
그 이후 `기브 디렉틀리(Give Directly)`는 1억 2,0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개발도상국에 새로운 방식으로 현금을 나눠줄 수 있게 되었다. 2016년 기브디렉틀리는 케냐 서부 지방을 대상으로 3,000만 달러를 들여 12년에 걸친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실었다.
"기브 디렉틀리는. . . 구호단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이제 가난한 사람을 대신해 돈을 요구하는 단체는, 가난한 사람보다 돈을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 (대부분의 구호단체에) 이것은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만약 대부분의 구호단체가 기존 방법에서 벗어나 직접 돈을 나누어 준다면, 지구촌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날 경제 불평등, 고용시장 경색, 자동화의 초기 신호 등의 영향으로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열기는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핀란드는 2017년에 25~28세 사이의 미취업자 2,000명에 아무런 조건없이 매월 660달러 가량을 지급하는 2년짜리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인도는 기존의 여러 프로그램보다 훨씬 효과적인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전국적으로 소액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는 온타리오주에서 4,000명을 선발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독신자에게는 1만 2,570달러, 커플에게는 1만 8,900달러를 지급하고 그 결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네덜란드와 스코틀랜드도 소규모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 이란은 2011년부터 완전한 보편적 기본소득과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기름 및 가스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1인당 연간 약 1만 6,000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봤더니 노동시간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대신 서비스 산업이 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란의 경우는 표본의 크기가 크고(이란 인구는 8,000만 명으로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의 인구를 합한 수와 맞먹는다) 장기간에 걸쳐 시행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 미국에서도 소규모 시범사업이 시작되었다. 2017년 초부터 와이콤비네이터라는 기술회사 대표 샘 올트먼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100가구를 골라 매월 1,000~2,000달러씩 1년간 지급하고 그 영향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목표는 그 이후 더 큰 규모의 시범사업을 5년 동안 실시하는 것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그 자체의 지적, 도덕적 매력과 함께 지금까지 현실 세계에서 보여준 성공에 힘입어 지지 기반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보편적 기본 소득 : Universal Basic Income, UBI
기본소득은 복지와도 다른 개념이면서 여러가지 복지제도를 아우를 수 있는데다 기존의 파편화된 복지제도의 아쉬운 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끝판왕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애초 영국에서 기본 개념이 태동한 자본주의 방식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는 중인데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많은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매직 더 개더링` 게임을 만든 리처드 가필드는 UBI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 . . UBI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받는 것이다. UBI는 위에서 경제를 통제하려 하지 않고, 사람들이 자기 돈을 자기가 원하는 곳에 쓰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제가 굴러갈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UBI는 가치를 인식하기 어려울만큼 여러가지 방식으로 노동시장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 . 나는 필요한 해결책으로써가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써의 UBI에 매료되었다. . 나는 UBI가 당연한 것이고, 이 세상을 더욱 생산적이고 행복하게 해줄 제도라고 확신한다. UBI는 사람들의 창의성과 사람들이 개발하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 ."
우리는 상대적 빈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고 있다. 어중간한 조치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결핍은 우리를 구하지 못할 것이다. 풍요가 우리를 구할 수 있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목표는 모든 이가 굳건히 자기 발로 설 수 있도록 모두에게 삶의 튼튼한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다." - 필리프 판 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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