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3. 17:19

"펄 준설토로 복토, 늪으로" 4대강 공사가 논 망쳤다

이 가뭄으로 바짝 말라들어가는 틈을 타서 4대강 사업으로 물난리가 없다는 설레발을 투척하더니 또 오늘은 우리 경제가 2008년 보다 펀더멘털이 더 낫다고.. 에라이~ 4대강은 배불리는 자 따로, 피해입는 자 따로인 전형적인 나눠먹기 식의 담합과 양극화 사업. 비난을 제기하면 또 이러겠지. "돈 버는 게 배 아프냐."

누구는 잘 들어봐래이~ 그 자리는 말이지~ 맘대로 해처먹으라고 뽑아주는 자리가 아니데이~. 국민을 이끌면서 부족한 부분을 살펴보고 보살피는 일도 해야하는 자리지, 수익성만 좇아 사업을 벌이는 자리가 아니데이~ 그것도 일족과 추종세력만을 위한 수익인데, 이제는 확실히 알았어! 민심이란걸 살피지 못하는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민심따윈 안중에도 없었던게야, 그제?

만약 박그네가 다음을 잇는다 해도 이미 파토난 잔치상에 먹을 게 없을 걸. 그러면 할게 설거지밖에 더 있겄수? 암튼, 대선 때까지 계속 종북 색깔론으로 밀고 함 가보자. 누가 더 큰 피해를 입는지. 믿는 구석이야 있겠다만 멍청하지 않은 국민들도 많다는 걸 알아야징.

ㆍ나주 옥정마을 르포

6일 오전 전남 나주시 동강면 옥정마을 회관. 백발이 성성한 구릿빛 얼굴의 주민 50여명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들은 마을 논 61.6㏊(20만1465평) 대부분이 쓸모없는 농토가 돼버렸다는 사실에 황당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혼자 살며 농사를 짓는 정춘자씨(76)는 “영산강에서 좋은 흙을 갖다 기름진 논을 만들어준다고 해놓고 논에다 자갈을 퍼붓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면서 통곡했다.

감정이 격해진 정씨가 갑자기 정신을 잃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상대대로 쌀농사를 지으며 90여가구가 오순도순 살아온 옥정마을이 비통한 분위기에 잠겼다. ‘4대강 공사’의 여파가 평온한 마을에 되돌릴 수 없는 화를 몰고 온 것이다.

<6일 전남 나주시 옥정마을의 한 농부가 갯벌과 다름없는 논에서 바윗덩이 같은 돌을 캐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정부가 이 마을 들녘을 영산강에서 퍼올린 준설토 처리장으로 삼으면서 비롯됐다. 이른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이었다. 당초 한국농어촌공사(농진공)는 이 마을로 영산강 준설토 117만㎥를 옮겨와 들녘 전체를 150㎝ 높이는 대공사를 하기로 했다. 들판이 영산강과 이웃해 있어 홍수 때 강물이 넘치면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자갈 퍼붓다니” 통곡 모심기도 못하는데 농진공 “보상 더 없다”

농진공은 2010년 6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말 공사를 끝낼 계획이었다. 투입하기로 한 사업비만 89억6000만원이었다. 그러나 공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모내기철을 맞은 들녘 곳곳엔 배수로와 농로 공사를 하다 멈춘 포클레인만 서 있는 상태다. 이앙기로 한창 모내기를 해야 할 들판엔 사람 한 명 없다. 주민들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2년간 농사를 짓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하며 모심기를 손꼽아 기다려온 터였다.
그러나 공사는 부실 투성이였고, 논은 거대한 늪으로 변했다. 대부분의 논은 모내기를 할 수 없게 됐다.

일부 주민들은 ‘추수 때 보상을 해준다’는 농진공 직원들의 말만 믿고 모심기를 시도했지만 땅다짐이 제대로 안돼 같은 논이라도 높낮이가 달랐다. 모가 논물 속 깊이 잠겨 누렇게 변한 곳이 있는가 하면, 땅이 드러난 곳에서는 모가 햇볕에 타들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농진공은 지난 5일 ‘추가 보상은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주민들에게 갑자기 보냈다. 김모씨(56)는 “농진공이 공사를 끝낸 후 모내기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윗선에 보고하기 위해 마을사람들이 모를 심도록 속임수를 썼다”면서 “아무리 무식한 농민들이라고 이렇게 무시하며 뒤통수를 쳐도 되느냐”고 말했다.

주민 신근형씨(47)와 이장 이동탁씨(41)가 들판으로 나섰다. 그들은 이 논, 저 논을 다니며 갯벌이나 다름없는 논들을 보여줬다. 긴 장화를 신은 주민들의 다리가 허벅지까지 빠졌다. 논에서 나올 때는 허우적거리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농민들은 “논이 아니라 꼬막을 캐는 갯벌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들은 주먹보다 더 큰 돌멩이를 논에서 건져냈다. 들어올릴 수도 없는 바윗덩어리도 이곳 저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논이 모조차 못낼 정도로 무용지물이 된 것은 영산강 준설토가 논에 부적합한 펄투성인데도 이를 가져다 복토를 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복토 높이 150㎝를 채우기 위해 26t트럭 800대 분량의 자갈까지 넣으면서 논이 더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임창환 농진공 나주지사 지역개발팀장은 “준설토 반입이 늦어지고 논이 원래 연약지반이어서 이런 상황이 빚어졌지만 10개월 후면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농경지에 노출된 자갈은 제거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 배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