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3. 19:31

우리나라가 후진국은 아니지만...


정치야 말할 것도 없고, KTX나 원자력 발전소를 비롯 여러 분야에서 종종 일어나는 각종 크고 작은 사고들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으로 겉으로는 발전하는 것 같은 우리나라지만 이런 사고를 볼 때마다 그저 안타까운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항상 고생하시는 소방대원들이나 119를 비난하는 건 아니고 뭐랄까 그냥 시스템적인 면이라든지 사람들의 개념과 인식부족, 또 실제 현장에서 시급을 다투는 짧고 중요한 순간에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문제들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개선되기에 시간은 빠르고 변화는 더디다.

신발공장은 고무나 합성수지 등 인화성 물질 천국이지만 이런 곳에 스프링 쿨러가 없었다는 것과 이게 현행 법상 문제가 아니라는 점. 현장에 도착한 소방인력의 유기적인 활동의 부재와 추락방지용 에어매트의 뒤늦은 설치, 그리고 공교롭게도 태풍의 접근으로 인한 엄청난 바람에 치솟은 불길과 초기대처와 진화가 중요한 순간에 소방장비의 작동미비까지 겹친 사태를 그저 화마를 탓하며 불운이나 불행으로 돌려야만 할까. 언제나 죽은 사람들만 억울하고, 불쌍하다. 이번 화재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과 공장 직원들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아져가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내가 볼때 아직도 많이 멀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런 일, 이런 얘기들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거든.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고쳐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래 이런 사람들인지 세상이 이런 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건지.. 무엇보다 제도적인 헛점이 너무 많은데다 전문성 떨어지는 관련 실무자들이 별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 꼭 사고 터지고, 사람 죽고 하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검토하겠다느니 보완하겠다느니 눈치 좀 보다가 흐지부지하는 냄비 근성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우리나라, 우리사회는... 너무 후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