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21. 01:45

'제2의 IMF' 경기 한파 휘몰아치나

상의 “2013년 1분기 전망 외환위기 수준과 비슷”
소비·위축으로 유통산업 사실상 ‘0’ 성장 예상

'경제위기가 다시 오나.'

세계경제 침체와 회복되지 않는 내수로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 전망 속에 움츠린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내년 1분기 기업 체감경기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을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 적자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1분기 기업체감경기 금융위기 수준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3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BSI)을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전망치는 올해 4분기보다 5포인트 하락한 69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BSI가 70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면서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구간(1998년 2∼4분기)의 BSI는 61∼66, 글로벌 금융위기 구간(1999년 1∼2분기)은 55∼56이었다. BSI는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고 100을 넘어서면 그 반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규모별로 중소기업(69)의 체감경기가 대기업(73)보다 더 나빴다. 부문별로는 내수기업(67)이 수출기업(80)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회복 시기를 묻는 말에 51.8%가 '2014년 이후'라고 했고 48.2%는 '내년 중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기업의 64.5%가 '불황'이라고 응답한 반면 '호조'라는 응답은 10.2%에 그쳤다.

◆내년 유통산업도 '제로성장'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년에도 대형마트 등 유통산업은 사실상 '제로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2013년 유통업 전망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소매시장 규모가 올해 대비 3.4% 늘어나는 데 그쳐 231조8000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소매시장 규모는 작년 대비 3.8% 성장한 224조1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했다. 3%대로 추정되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이 같은 유통업 성장률은 사실상 제로성장이다. 특히 내년에는 경기회복 지연,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대선 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각종 규제의 영향으로 유통산업은 혹독한 시련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이 영업 규제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백화점은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김민 팀장은 "내년 국내 유통업계는 경기불황과 규제 강화로 물가상승률 이하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일보 / 김기환 기자

http://media.daum.net/economic/newsview?newsid=20121217190009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