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9. 18:04

2013년 올해의 천문현상들

4월 26일 새벽엔 부분월식, 5월엔 수성 · 금성 · 목성이 한자리에
8월 12일 별의 숨바꼭질 11월은 동쪽 하에서 보름달 15배 밝기 퍼 혜성까지.

2013년에는 두 개의 혜성이 태양계를 지나면서 밤하늘을 곱게 수놓는다. 먼저 3월 13~15일 혜성' C/2011 L4'가 초승달 옆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2011년 6월 6일 미국 하와이에 있는 'Pan-STARRS'망원경으로 관측된 이 혜성은 고도가 10도 이하로 아주 낮아 정서쪽 지평선이 트인 곳에서만 볼 수 있다. 최대 밝기가 1등급 이상이어서 육안으로 볼 수는 있지만 일몰 직후에 나타나므로 혜성의 전체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4월 26일 새벽에는 부분월식(月蝕)을 볼 수 있다. 이날 오전 3시 1분 달이 지구 반 그림자에 들어가는 반영식(半影蝕)이 시작되면 달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하다가 4시 22분 달이 지구의 본 그림자에 들어가는 부분월식이 시작된다. 이번 월식의 최대 식분(蝕分)은 0.02%로 달의 아주 극히 일부만 본 그림자에 들어가기 때문에 천체망원경으로도 뚜렷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부분월식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와 호주,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관찰할 수 있다.

5월에는 태양계 행성 가운데 수성, 금성, 목성이 '모임'을 갖는다. 25일에는 수성과 금성이 1.3도, 27일에는 수성과 목성이 2.3도, 29일에는 금성과 목성이 1도로,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처럼 우리 눈에 보이게 된다. 하지만 어렵게 모인 행성들은 아쉽게도 해가 진 후 금세 서쪽 하늘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서쪽 지평선이 트인 곳에서만 볼 수 있다.

올해 11월에는 보름달보다 15배나 밝은 퍼 혜성 'C/2012 S1'이 수십만㎞의 꼬리를
달고 태양 옆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6 ~ 8월에는 11년 만에 태양활동이 가장 왕성한 '태양활동 극대기'를 맞는다. 태양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처럼 조용하지 않다. 플레어(태양 표면의 흑점에서 나타나는 폭발)나 홍염과 같은 태양 표면의 폭발현상은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김연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태양활동은 흑점 수의 변화에 따라 대략 11년 주기로 바뀌는데, 올해가 바로 태양활동 극대기"라고 말했다. 태양활동이 극대화하면 플레어와 태양 표면에서 양성자, 중성자가 쏟아지는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 많아진다. 이로 인해 지구 자기권이 교란돼 인공위성과 무선통신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한여름인 8월 12일은 해질녘 서쪽 하늘에서 달 옆쪽에 있는 밝은 별 하나가 달 뒤로 사라졌다가 44분 뒤 다시 나타나는 진기한 현상이 나타난다. 처녀자리의 대표 별인 '스피카(Spica)'가 오후 6시 22분 달의 왼쪽에 들어가 숨었다가 오후 7시 6분에 달의 오른쪽으로 나타난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스피카의 엄폐'라고 부른다. 해질녘에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육안으로 보기는 힘들고, 쌍안경이나 천체 망원경을 이용하면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년도 가장 기대되는 우주쑈는 11월에 모습을 드러낼 '퍼 혜성'이다. 'C/2012 S1'이라는 이름의 이 혜성은 최대 밝기가 보름달보다 15배나 밝아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 ~ 12월에는 올해 가장 큰 볼거리인 퍼 혜성 'C/2012 S1'이 지나간다. 지난해 9월 21일 러시아 국제과학광학네트워크(ISON) 망원경으로 발견한 이 혜성은 태양에 아주 가까이 스쳐 지나가는 '선-그레이징 '으로, 11월 중순부터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11월 말 태양에 321만㎞까지 접근하면서 가장 밝게 빛나지만, 태양 근처를 지날 때에는 볼 수 없고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는 11월 중순과 12월 중순에 관측하기 가장 좋다. 이 시기에 해 뜨기 전인 오전 6시경 동쪽 하늘을 올려다보면 긴 꼬리를 끌고 지나는 혜성의 모습을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혜성의 최대 밝기가 마이너스 16등급으로 보름달보다 15배나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