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7. 12:07

구글, 블링크 엔진 적용한 첫 '크롬' 배포

구글이 크롬 웹브라우저 새 버전을 내놨다. 미국시각으로 7월9일부터 윈도우 환경에 먼저 새 크롬이 배포되기 시작했다. 버전 번호는 28이다. 크롬은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 판올림되곤 한다. 버전 번호는 28이지만, 작은 판올림을 포함해 수도 없이 많은 크롬이 사용자의 컴퓨터를 거쳐갔을 게다.

하지만 이번 새 크롬이 조금 더 특별한 것은 그동안 구글이 써 오던 웹브라우저 엔진 웹킷(WebKit)을 버리고, 블링크(Blink) 엔진을 적용한 첫 번째 버전이라는 점 때문이다. 알림센터 기능이 확장됐다는 점 등 살펴볼 구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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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구글과 웹킷 엔진, 블링크의 관계부터 살펴보자. 웹킷은 전체 웹브라우저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널리 보급된 엔진이다. 반면 블링크는 구글의 개방형 프로젝트 ‘크로미움’과 웹킷 엔진을 기초로 설계된 기술이다. 구글이 웹킷 지원을 중단하고 블링크로 갈아탄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웹브라우저 개발 환경에서는 웹킷을 기반으로 다양한 웹브라우저가 만들어지고 있다. 똑같은 코드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제품이 만들어지는 구조라는 얘기다. 구글은 이 같은 개발 환경이 기술의 복잡성을 높이고, 앞으로 혁신의 속도를 저해할 것으로 판단했다. 블링크는 구글이 웹브라우저 시장에 던지는 새 화두인 셈이다.

아담 바스 구글 엔지니어는 크로미움 프로젝트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수년 동안 복수의 아키텍처를 지원해옴에 따라 웹킷과 크로미움 프로젝트 모두 복잡성이 증가했다”라며 “이는 집단적인 혁신 속도 저하 문제를 일으켰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블링크 엔진은 웹브라우저 개발 환경을 간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적인 개발 단계에서 마주하게 되는 소스코드부터 차이가 난다. 아담 바스 엔지니어의 설명을 따르면, 블링크는 웹킷 엔진과 비교해 7가지 개발 시스템을 줄일 수 있다. 또, 구글은 7천개가 넘는 개발용 파일과 450만여줄에 이르는 소스코드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롬 사용자 중 실제로 블링크가 적용된 버전이 판올림됐는지 궁금한 이들은 크롬 주소창에 ‘chrome://version’을 입력해 확인할 수 있다. 자동 판올림이 진행되지 않은 이들은 구글 크롬 홈페이지를 방문해 직접 판올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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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킷 엔진(위)이 새 크롬에서는 블링크로 바뀐다.

알림 기능이 확장됐다는 점도 반갑다. 화면 오른쪽에 작은 창을 통해 새로 바뀐 내용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구글은 크롬 웹부라우저와 크롬 운영체제(OS)에서 원래 기본 알림 기능을 지원했다. 새 버전에서는 알림 메시지가 나타나면 바로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구글은 이를 ‘리치(Rich) 알림기능’이라고 부른다.

이를테면, 지메일을 통해 새 e메일을 받으면 작은 창이 나타나는 식이다. 단순히 알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답장을 보내는 등 알림창에서 바로 반응할 수 있다. 구글 달력과 연동해 일정을 알려주거나 크롬 확장 앱의 판올림 사항을 알려 주는 것도 알림 기능의 몫이다.

단순한 알림 기능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미는 좀 더 멀리 있다. 구글의 지능형 서비스 ‘구글 나우’ 때문이다. 구글 나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지능형 비서다. 어제 끝난 스포츠 경기를 팝업 창을 띄워 자동으로 알려주기도 하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면 자주 이용하는 버스가 언제 올지 알려준다. 크롬 웹 브라우저에도 구글 나우 기능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발자 버전인 ‘크롬 카나리’에서는 이미 구글 나우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알림 기능은 구글 나우를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58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