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0. 11:58

미국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 시, 20조 파산보호 신청

이미 예견된 사태에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었고, 누가 누가 먼저 무너지나 막다른 골목 게임에서 디트로이트가 일빠로 쓰러집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느 정도 미국의 각 주나 도시들이 임계상태에 이르렀다는 건데. 네, 다음은 누구? 앞으로 두고 볼만하겠군. 캘리포니아가 제일 위험해 보였는데 디트로이트가 한 수 위였어. 소식을 전하는 뉴스 진행자도 별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네요. 이거 이러다 연쇄반응 촉발되는 건 아닌지. 앞으로는 여러모로 별 재미없는 세월이 되겠습니다.

한때 북미 최대 자동차 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과 함께 도시 재정이 파탄나기 시작해서 시 당국의 재정이 급감하자 2006년 공무원 수를 1만 8000명에서 1만 2000명으로 줄였으며, 가장 먼저 경찰인력의 30%를 삭감해 버렸습니다. '자동차의 천국'에서 '범죄의 천국'으로 추락하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시내 가로등 중 40%는 고장난 채 방치돼 있는 등 돈이 없어 공공 인프라가 망가진 이 곳은 치안부재 상태이고, 인구도 200만에서 70만으로 줄었습니다. 일반 가정의 평균 수입은 미국 평균 4만 9000달러의 절반을 약간 넘는 2만 8000달러에 불과하고, 2011년을 기준으로 빈곤층 비율은 36%에 이릅니다.

그나마 그동안 미시간 주(州) 정부의 도움으로 채권을 발행하여 차입을 늘리는 식으로 `연명`해 왔으나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는 예상이 많았는데 이번 파산은 미국 지방자치단체 파산 중 최대 규모입니다. 앞으로 시 당국은 185억 달러, 우리돈 20조 7662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끝이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지만 세금의 원천이었던 자동차 회사들이 대거 빠져나간 상황에서 이런 구조조정만으로는 빚을 갚기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동영상에 나오는 디트로이트의 거리는 정말 을씨년스러움. 미국이 이 정도라니. `나는 전설이다` 영화 찍는 거대한 세트장도 아니고. 좀비만 나오면 딱이겠네. 새로운 좀비 영화의 자연스러운 배경으로 준비된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