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31. 23:24

<영화 리뷰> 휴가철 피서는 `설국열차(Snow Piercer)` 타러 영화관으로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고 휴가철이 시작되는 8월을 앞둔 7월 말. 원래 8월 1일로 선보일 예정이었던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당겨 하루 일찍 만날 수 있었는데 더욱 반가웠던 이유는 이번 달에 영화보고 받아 두었던 할인권 유효기간이 31일까지라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안 버리고 가지고 있었던 덕분에 시원한 영화관에서 피서를 즐기며 `더 테러 라이브`와 함께 2편 모두 즐감했습니다. 롯데씨네마 함 깔까했는데 이걸로 까임 방지권 획득했음.

어떤 영화들은 초반에 흥미진진한 내용을 동반하면서 많이 벌여 놓았다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이야기의 동력이 떨어지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 `설국열차(Snow Piercer)`는 좀 반대의 경우였습니다. 오히려 초반부터 한동안은 그럭저럭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이어지다 중반으로 가면서 본격적인 전개에 탄력이 붙어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점점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처의 일환으로 지금으로부터 1년 후인 2014년 7월에 70여 개국 정상들의 합의로 CW-7을 성층권에 살포하게 되는데 아래 사진은 몇 해 전 우리 집 옥상에서 찍은 사진이고 저건 아마도 콘트레일일 것 같은데 실제로 외국에서는 콘트레일 말고 켐트레일을 마구 뿌리고 있는 게 현실이고 그 이유는.. 네이버나 구글링으로 검색을...

영화 이야기로 제깍 돌아와서 그로부터 17년 후.. 를 배경으로 영화는 시작하고, 빙하기가 뒤덮은 세상을 하염없이 달리는 열차의 꼬리칸에는 오늘도 단백질 보충제(?)를 배식받으며 사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단백질 보충제라... 그리고, 이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정해진 자리가 있다'라는 강압적인 명제가 강요된다. 

하지만 누가 그걸 정하는데. 기차 안의 공권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힘에 의해 최소한의 사람대접도 받지 못하고 억압당하는 최하층민들로서는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모든 것을 뒤집어 엎을 혁명을 꿈꾸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아래 사진 오른쪽 저 돼지 골 때린다.

인류 마지막 유산인 열차와 그 안에 생존한 사람들은 한 배를 탄 공동체적 입장이면서 계층이 나뉘어져 있고, 그 양쪽으로 갈수록 극과 극의 상황이 펼쳐져 있지만 그렇다고 해봤자 결국엔 다 거기서 거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보는 관점에 따라 빙하기에 둘러싸인 세상을 생명이 없는 광활한 우리 우주로, 열차를 다양한 인종과 계층이 살고 있는 우리의 세상으로 이입해서 본다면 기차의 엔진이라는 것은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어떤 추상적인 동력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고, 그 엔진실은 또한 보통 사람들이 접하기 힘든 소위 엘리트들의 영역이거나 또는 고차원적일 수도 있는 아니면 좀 오버해서 신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해볼 수 있는 여지를 느꼈다.

어찌되었든 선택된 사람이라고는 해도 진실이라는 건 때로는 그것을 마주하게 되는 존재에게 감당하기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부분에서 전체를 알게 된 이후의 확장된 시각으로 시스템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그 확장된 범위보다 더욱 크게 다가오는 압박과 허망함 때문일까. 그 시스템으로 편입하여 체제에 순응하고 타성에 젖는 게 편할지도 모른다. 대개 다들 그렇게 하니까. 하지만 사람에게는 자유의지가 있고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그러나, 개인이 시스템을 거스른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또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맞선다면 거 못할 것도 없다. 그런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이 이 세상이므로. 엔진과 앞쪽을 차지한 사람들이 `사다리 걷어차기`를 한다면 그 밑에 남게 된 사람들은 `판떼기 걷어차기` 를 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에겐 두려운 상황이므로 억압과 공포 주입을 통해 두려움을 심어주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의 회유책을 보이면서 타협을 제안하기도 하는데 아이러니 한 것은 그 방편이라는 것에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작품을 관람한 후에도 `길리엄`에 대해 `윌포드`가 했던 말들을 모두 믿기가 어렵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전부 다 맞는지 몰라도 정황상 어느 정도는 그럴 것도 같다. 상대 집단과 접촉할 수 있는 일종의 통로 채널은 있어야 하기에. 만약 그게 없다면 양측에 남은 것은 파국으로 가는 길일테지. 

세월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은 변해가고, 그 속에서 행동을 해나가다 보면 이전과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전환되어 넘어가는 순간이 오는것 또한 세상의 이치이다. 영화는 결국 어느 시점에서의 리셋과 새로운 시작을 말하고 있지만 과연 그게 희망이 될까, 아니면 절망이 될까. 영화에 나오는 통역장치는 좀 거시기하다.

 

봉준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관객들과 한 자리에

2013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토크` 오늘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설국열차(Snow Piercer)의 봉준호 감독과 너무나도 유명한 세계적인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만나 함께 하는 오픈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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