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숨바꼭질`. 아파트에 숨어 든 사람은 누구...
이 영화에서 일단 경찰은 배제된다. 계속 왕따로 있다가 한참 나중에 오기는 하지만 사태의 뒷수습을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건 경찰 잘못이 아니다. 영화의 설정상 이야기를 끝까지 극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장치이자 헛점으로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아니면 감독이 공권력을 싫어하나? 아무튼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와중에 가장 크게 생각한 점으로 무엇보다 가정을 지키려면 먼저 경찰에 무조건 신고부터 하고 보자는 것이다.
빨리 신고를 해도 언제 올지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기왕 긴급사태가 확실하다면 119까지 연락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신고가 중복이 되더라도 본인이 직접 해야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미루는 건 절대!! 금물. 나중에 ''신고했어?'' 라고 물어봤는데 ''아니..'' 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어쩔~... 이미 범인은 바로 앞에 서 있는데.
IMF 이후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일부 아줌마들을 위주로 아파트 평수를 넓혀 나가는 일종의 부동산 재테크가 유행이자 화제가 되어 방송에까지 소개된 적이 있었다. 부동산 광풍의 도화선이 된 그 세태는 부동산이 오로지 상승할 뿐이라고 믿었던 광신적인 부동산 불패신화라는 크나큰 시장왜곡에 기반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좀 다른 방식으로 평수를 넓혀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손현주를 비롯해서 전미선, 문정희로 이어지는 연기파 배우들의 명품 연기에 아역들의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연기는 굉장히 실감나며 몰입도를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미 계층이 나누어진 사회는 점점 고착화되어 가고 있고, 계층간 이동 또한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없는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뜯어먹기를 행하는 골 때리는 미스터리 싸이코는 과연 누구일까.
오늘 본 이 작품에서 관객들의 박수가 나오는 건 좀 의외이면서도 그만큼 관람객들이 몰입했다는 것과 막판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벌인 고군분투를 보여준 배우들의 열연에 감정이입과 여기에 동화된 점들이 이해는 되었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과거의 기억에서 비롯된 결벽증과 강박증을 겪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오래 전부터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형이 수개월 간 소식이 없고, 실종된 것 같다는 연락을 받는 것으로 전개되어 나간다.
형이 살던 허름한 아파트는 집집마다 현관문 주위에 현재 살고 있는 가족의 구성원에 대한 정보가 새겨져 있고, 여기서 실종된 사람은 비단 주인공의 형 뿐만이 아니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는 빈집이 많아 거처가 없는 사람들이 몰래 숨어 들어와 살기도 한다는 흉흉한 소문마저 돌고 있다.
설국열차에서도 그랬듯이 처음엔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치고박고 하는 걸로 진행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이게 있는 사람들에게로 향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 만약 그렇게 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이 현실로 다가오면 당신의 집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될 수 없다.
점점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세상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작품은 마지막에 큰 메시지를 하나 던져준다. 그것은 내게 우리나라 아파트와 부동산 마녀들의 몰락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성철 형님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많이 억울하겠다. 불쌍해 ㅜ.ㅜ;
<이런 장면은 없었는데. ., "우리 집에 왜왔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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