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2. 14:57

퇴마록 혼세편

퇴마록 혼세편 1 - 8점
이우혁/들녘(코기토)

'98년 이맘때 그러니까 11년전 쯤 지난 그때 우여곡절 끝에 모든 실험을 끝마치고, 논문을 쓰는 일만 남았는데, 초록을 작성하고 서론을 두세줄 쓰다가 막혀 머리를 식힐겸 공부방에서 이리 어슬렁 저리 기웃거리다가 옆방 책장에 있던 6권 짜리 책을 보게 되었다. 그때에 벌써 이 작품이 나온지도 꽤 되었고, 처음에 PC 통신 하이텔의 파란 화면에 흰 글씨로 연재되던 때부터 알고는 있었으나 읽어보진 않고 있었다.

당연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첫째 권을 펼쳤고, 그때 처음으로 운주사에 천불천탑이 있었고, 지금까지 와불이 누워 계시단 걸 알게 되었다. 아직 말세편은 나오지 않았었고, 국내편과 세계편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혼세편을 접하기에 애로사항은 별로 없었으나 이미 현암의 내공은 강력해져 있었고, 준후의 주술은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었다.

<부처님, 언제 일어나실건데요?>

논문을 쓸 생각은 뒷전이고, 책 읽는 재미에 1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가면서 선과 악의 엄청난 대결이 한바탕 벌어진 뒤 주기 선생과의 아쉬운 작별까지 뒤로한 채 말세편이 출간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국내편과 세계편을 읽어보기로 했으나 그것도 논문을 완성한 뒤로 미뤘다. 신기하게도 퇴마록 혼세편을 다 읽고나자 논문이 술~술~ 잘 써지는게 아닌가.

무슨 퇴마록 효과도 아니고 그렇게 논문 작성을 끝내고 바로 달려간 곳이 학교 도서관이었다. 이미 오래된 작품이라 대여해 가는 사람도 없고 전 씨리즈가 고스란히 얌전하게 꽂여 있어 한 권씩 곶감 빼먹듯 읽었고, 학교에 도착해서 자판기 커피 한 잔과 함께 햇살 내리쬐는 세미나실, 실험실, 공부방, 야외벤치 모든 곳에서 책과 함께했다.

작품 초기 국내편을 읽으면서는 등장인물들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관계로 좀 안타깝긴 했으나 과거로 돌아가 회상하는 듯한 독서 감상을 했고, 세계편에서는 드라큘라 백작의 고향 왈라키아 올로케이션의 흥미진진한 액션들이 펄쳐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말세편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는데 이건 좀 음~... 동네 책방에서 대여하기까지 다소 얼마간 기다렸던 기억이 나며 그때 2000년 여름 8월 초의 엄청나게 무더웠던 찜통더위를 이 말세편과 함께 했었다.

이 마지막 씨리즈에서의 화두는 아마겟돈과 이 세상에 올 파괴자와 구원자였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좀 생소한 개념이었던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후속작을 바라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작가의 말도 그렇고 그것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쨌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결말이었다. 주인공 모두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각자가 빌려 쓰는 힘의 진정한 주인들의 가호가 있기를.

이 작품의 각색된 동명 제목의 영화는 흥행 참패를 기록하기도 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수퍼내추럴`이 시즌을 더할수록 인기를 얻고 성공을 거두면서 시즌 5편이 방영되고 있는 것처럼 이 작품도 드라마로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별순검`처럼 파일럿 드라마 형식으로 여름철 납량특집도 좋고, 여건이 된다면 수퍼내추럴처럼 시즌제도 좋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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