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8. 20:29

중국에서 사상 첫 민간 디폴트 발생과 도미노 파산 우려

`태양전지` 상하이 차오리, 156억원 못막아 채무불이행
사상 첫 디폴트.. 회사채 시장에 찬물, 연쇄파산 우려

중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민간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태양전지 업체인 상하이 차오리 솔라에너지가 끝내 디폴트를 선언했다. 중국의 기업 부채 폭탄이 마침내 터지면서 디폴트 도미노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상하이 차오리의 디폴트는 규모 자체가 크진 않지만, 지난 1997년 공개거래가 허용된 이후 중국 역내 채권시장에서의 첫 디폴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1997년부터 인민은행이 시장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단 한 번의 디폴트도 발생하지 않았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번 디폴트로 인해 중국 채권시장 내 위험관리 전략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12조달러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한계기업들의 연쇄적인 디폴트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태양광업계를 비롯해 마찬가지로 업황이 어려운 철강이나 조선업체들에도 부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중국판 베어스턴스 사태가 될 수도 있다”며 “부실화된 베어스턴스가 JP모건체이스에 매각된 이후 미국 은행들에 대한 크레딧 위험이 재평가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체 회사채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실제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보며 장기적으로 기업 디폴트가 중국의 시장 개혁에 도움이 돼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디폴트 사례가 없었던 것은 중국 정부와 국영은행이 구제금융 지원이나 채무 만기 연장, 낮은 대출 금리 등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들이 필요 이상의 빚을 내게 만드는 배경이 됐고 투자자들도 회사채 투자에 맹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