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장경 '밀교대장' 발견
불교 경전을 집대성한 고려대장경 중 간행 기록만 있고 실제 유물이 없어 실체를 알 수 없었던 밀교대장(密敎大藏) 책이 발견됐다. 이 밀교대장은 분석 결과 불교 경전에서 보이는 신비의 주문인 다라니, 즉 진언(眞言)만을 떼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밀교대장은 대승불교의 한 교파인 밀교의 경전을 집대성한 것을 가리킨다. 밀교대장의 진언은 실담자(悉曇字ㆍ산스크리트 문자의 일종)로 적고 한자를 병기했다. 현존 고려대장경에도 밀교 경전이 다수 포함돼 있으나, 산스크리트 문자로 된 것은 거의 없다.
조사 결과 밀교대장 권61은 1장에 30행 15~16글자로 되어 있다. 책 이름은 '密敎大藏卷六十一'(밀교대장 권61)이라고 하고, 제목 아래에는 '磻'(반)이라는 글자를 적었다. 책 끝머리에는 ‘산원 김청 각’(散員金靖刻)이라고 해서 산원 벼슬의 김청이라는 사람이 목판에 새겼다는 사실도 적혀 있다.
이 책은 경전에서 진언만 빼낸 경전의 제목과 그것을 옮긴 사람을 적었다. 그런 다음 해당 경전에 수록된 진언을 실담자(悉曇字·산스크리트 문자의 일종)로 적고 한자로 병기했다. 권61에는 총 6개 경전이 수록됐다. 조사 결과 금강정경유가수습비로자나삼마지법(金剛頂經瑜伽修習毗盧遮那三摩地法)·대위력오추슬마명왕경(大威力烏樞瑟摩明王經)·부동사자다라니비밀법(不動使者陀羅尼秘密法)·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신주본(千手千眼觀世音菩薩大身呪本)·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주본(千手千眼觀自在菩薩廣大圓滿無애<石+疑>大悲心陀羅尼呪本)·대승유가금강성해만수실리천비천발대교왕경(大乘瑜伽金剛性海曼殊室利千臂千鉢大敎王經)이 그것이다.
밀교대장 권61이 간행된 시기는 권말에 나타난 각수인 '산원 김청'(散員金靖)이 최씨 무신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정권을 잡은 김준(金俊)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김준 정권에서 판각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더욱 구체적으로는 원종 즉위년인 1259년에서 김청이 낭장(郎將)이 되기 전인 1265년 사이에 간행되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현재까지 2종이 발견된 밀교대장은 고려시대 문인 이제현(李齊賢)의 문집인 익재난고(益齋亂稿) 권5에 수록된 '금서밀교대장서'(金書密敎大藏序)의 기록이 유일하다. 이 기록을 보면 고려 충숙왕 15년(1328)에 금니(金泥, 금가루) 사경으로 130권의 밀교대장을 완성하기 전에 목판본으로 간행된 밀교대장 90권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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