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30. 16:14

우왕좌왕, 산으로 가는 국정. 사공이 많은건지, 배가 말을 안듣는건지.

초한지, 삼국지 보면 환관들이 정치할때 나라는 개판되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다지.

정부가 중요한 정책을 내놓았다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자 이를 백지화하거나 수정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또 정부와 여당이 사전에 제대로 된 당정(黨政) 협의는 하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모습도 자주 보이고 있다. 공무원들과 여당 의원들조차도 "정부는 일관성도 소신도 없이 무력하고, 여당은 무조건 여론과 표(票)만 의식한다"며 "그 사이에서 국가 장래가 좌우되는 정책들은 표류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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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소득세 내는 233만명, 피부양자로 '무임승차'

"온갖 명목으로 돈을 떼어가는 세상에서 숨을 쉴 수가 없다. 매달 몇 백만원씩 버는 부자들은 직장 다니는 아들의 피부양자로 들어가면 그만이라던데…"라고 했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이모(42)씨가 겪는 불공평은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데도 안 바꾸나…모순투성이 부과체계=건보료 부과체계의 문제점은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에만, 지역가입자는 소득, 재산, 자동차, 가족 수, 성별과 연령에까지 보험료를 매기다 보니 생긴 일이다. 재산도 많고 연금·이자 등 소득도 있는데 직장인 배우자나 자녀의 피부양자가 되면 합법적 '무임승차'를 할 수 있다.

종합소득세를 내면서 건보료는 안 내는 피부양자는 2011년 기준 233만명에 이른다. 이 중 연소득 2000만원 이상인 피부양자도 19만3000명이나 된다. 고소득 무임승차는 방치하고 '송파 세 모녀'처럼 연소득이 500만원도 안 되는 지역가입자에겐 까다로운 조건을 따져 건보료를 걷고 있다.

◇"임기 중 꼭 하고 싶다"더니…말 바꾼 장관=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건보료가 오르는 일부 계층을 분명히 납득시키려면 충분한 논리가 필요하고 설득할 시간을 얻는 게 중요하다"며 "연내에 개선안을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건보료가 오르는 일부 고소득층 여론의 악화가 정부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에서 나온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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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루 전에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 문 장관은 당초 29일 오후로 정해진 개선안 보도 시점을 다음달 말로 미뤄 달라는 부탁을 하러 세종시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타이밍을 조절해 달라는 거다. 부과체계 개선은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것"이라고도 했다. 2013년 11월 취임해 1년2개월째 장관직을 수행 중인 그가 '임기 중 추진'을 말한 건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해 10월 14일 국정감사에서도 문 장관은 부과체계 개선을 약속했었다. 그는 "기획단 자료가 곧 나오는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당장 내년(2015년) 상반기에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이 "부과체계 개편을 위해 5년간 연구용역에만 4억원을 들였다. 언제 시행될 수 있겠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이었다.

◇"부자만 챙기나"…비난 여론 확산=정부는 '여론 악화'를 이유로 부과체계 개선을 사실상 무산시켰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이 문제에 대한 온라인 여론은 비난 일색이다. 한 네티즌은 "피눈물이 난다"고 적었고, 다른 네티즌은 "서민들이 들고 일어나 전국적으로 파업선언이라도 했으면 싶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이런 부조리가 대물림되지 말아야 하지 않나"라며 울분을 토했다.

http://media.daum.net/issue/957/newsview?issueId=957&newsid=20150130033204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