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5. 15:38

<도서 리뷰> 유엔미래보고서 2045

유엔미래보고서 2045 - 6점
박영숙.제롬 글렌.테드 고든 지음/교보문고(단행본)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갈수록 하도 빨라져서 10년 단위의 앞날을 예상하는 것이 예측을 벗어나거나 훨씬 앞당겨 도래할 가능성도 점차 커져서 그런지 이제는 5년 단위의 미래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전에 같은 저서인 `유엔미래보고서 2030`을 읽었을때 향후 유망한 분야라고 소개되었던 3D 프린터 산업분야가 이제는 벌써 레드 오션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사용되는 다양한 원료 소재나 가공물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만들어지는 시제품의 크기와 규모 면에서 앞으로도 틈새 시장은 계속 존재하며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틈새 시장을 파고들 아이디어가 필요하겠죠.

현재는 3D 프린팅 장비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현재 대비 공정속도의 수십배 개선, 출력물의 크기 확대, 적층과 후가공의 공정복합화 등으로 혁신이 진행되며 복합가공기, 탄소섬유 프린터, 초고속 광조형 프린터, 전자회로/전자부품과 3차원 인쇄전자 프린터, 세계 최고 수준의 다중헤드 폴리머 프린터 등 다양한 산업에 응용을 위한 3D 프린터 개발이 진행되며 빠른 속도로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 중입니다.

동시에 다양한 용도 및 방식, 성능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방식의 연구 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국내 프린터 개발 대기업의 미참여와 벤처기업의 자금력 부족으로 산업용 3D 장비 분야의 시장진출 지연과 신기술 개발 투자의 부진으로 국제경쟁에 뒤쳐질 우려가 상존하는 것도 사실인데 3D 프린터 산업의 중요성과 기술발전 방향에 대한 투자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며, 장비와 소재의 연계발전이 요구되는 분야임에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저번 주엔가 글로벌 정보쑈 세계인에서는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제품이 스스로 주어진 조건에 맞추어 그 형태를 변형하는 4D 프린터도 소개되었습니다. 금속이나 시멘트와 같은 재질로 대형 크기의 제품도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되어 형상기억 합금을 재료로 형태나 모양이 변하는 제품은 물론 24시간 만에 집을 만들 수 있고 이 점은 다른 데서 소개하는 걸 봤던 마이크로 조립식 주택과 더불어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이동까지 가능해 주택 시장의 판도와 집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물질을 자유자재로 구성하는 나노기술인 클레이트로닉스 기술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나노봇이 정전하와 전기자기장의 힘을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고 물질을 재구성해 형태와 기능을 근본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으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도 나옵니다. 이 기술이 보편화되면 집 안의 가구를 구색갖춤할 필요가 없이 그때 그때 필요한 가구들로 바꿔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침대가 소파로, 또는 책상이나 식탁으로 원하는 색상과 질감까지 바꿀 수 있어 소형 주택에 필수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기술의 창시자는 앞으로 20년 내에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책에서 눈길이 갔던 대목으로 인간은 아직 인터넷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그 영향력의 매트릭스를 상상하지도 못하는데 60초마다 벌어지는 인터넷 생태계의 활동은 200만 건의 구글 검색 결과, 2억 500만 개의 이메일 전송, 900개의 새로운 홈페이지 개설, 250만 개의 페이스북 `좋아요` 등록, 10만 2,000달러의 아마존 구매, 15만 2,000건의 페이스북 사진 등록, 340만 건의 유튜브 동영상 등록, 20만 건의 트윗 등이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또한, 국가의 해체 (Distupted Nation States)에서는 하이퍼 네트워크 시대에 경쟁력을 강화하고 힘을 합치기 위해 비슷한 무리나 그룹, 국가를 포함한 50여 단체가 합병해서 EU와 같은 국가연합이 다양하게 등장하게 되고, 아프리카연명, 중남미영맹, 아랍연맹, 아시아연합, 기후변화연맹, 연예인연합 등 지역을 넘어 같은 목적을 가진 단체들이 결집하는 현상의 보편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개인의 힘이 국가나 정부보다 커져서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그들, 즉 국민이 원하는 형태로 지역을 운영하게 되며 이익집단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합병해 스페인 모드라곤처럼 거대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국가대체조직 또는 글로벌 시민연대를 만드는데 심지어 세계적 부호들의 투자를 통해, 신기술로 무장한 해상국가나 자신들만의 마이크로 국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왠지 구미가 땡기는 미래입니다.

실제로 시스테딩 연구소는 중남미 태풍이 거세지 않은 국가 근처 공해상에 해양도시를 만드는 계획을 실행 중입니다. 이런 도시는 2045년에는 규모가 커져서 해상국가가 되어 세금과 부정부패가 없고 국민이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할 수도 있습니다. 그 방법은 스마트폰이나 체내 삽입한 바이오 컴퓨터를 통한 수시 투표로 자신이 속한 그룹, 정부나 단체의 정책 결정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인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뜻을 대변하는(실제로는 아니지만) 대의(代議) 민주주의와 투표 시스템의 관계에 대해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투표는 인터넷 시대에 적응해 인터넷 직접투표로 진화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과 함께 2014년 40개 이상의 총선들이 인터넷 투표로 개최되었으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42%를 포괄하는데 이것이 선거 민주주의의 진화로 사람들의 신뢰에 대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2012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민주주의 지수에 따르면, 오직 25개국, 즉 세계 인구의 11% 만이 '완전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으며 54개국은 '결함 있는 민주주의'를 누리고, 27개국은 '하이브리드 정권'을 기록했습니다. 51개국은 '권위적 정권'에 의해 지배받고 있는데 이는 인구로 치면 약 26억 명이며, 중국이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프리덤하우스는 또한 언론의 자유가 독재주의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곳 양측에서 몇 년 동안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고 발표했습니다. 2012년 평가에서는 세계 인구 14%가 포함된 63개국만이 '언론의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43%에 해당하는 70개국은 '부분 자유'를, 나머지 43%인 64개국은 '자유롭지 못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참여민주주의는 전자정부에서 더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신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국경에 대한 개념이 사라진 세대이며 새로운 정치체제를 설계하고 싶어합니다.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신세대들은 이제 점점 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국제사법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는 대중 참여를 통해 대규모 조직들에 책임과 권리를 제공하기를 원하는 형편입니다.

그들은 뉴스가 언론기관이 아닌 독립적 보도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인터넷 접속이 인간의 기본 권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넷은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이며, 표현의 자유를 위한 도구, 또 세계 시민 연합을 위한 도구이기에 2013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디지털 시대의 개인정보 권리'는 기본적으로 '민주사회의 신뢰'를 저해할 전자 감시, 디지털 통신 간섭, 개인정보 수집 같은 활동을 종식시킬 것을 모든 국가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꾸로 새누리에서 SNS 감청을 하겠다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나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는 돌이키기 점점 힘들어지는 `기후 변화`도 미래 예측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온난화`는 존재하며 평균기온의 상승으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러시아와 남극 동토가 푸르게 변하며 전염병마저 패턴의 변화와 발생 범위가 확장됩니다. 이에 더해 환경 오염을 줄이는 방편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석유에 의존하는 에너지 산업과 구조를 신 재생 대체 에너지로 바꿔나가야 할 필요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태양광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부터 핵 발전을 대체할 핵융합 에너지 분야가 빠르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제일 큰 화두를 차지하고 있는 `빅 데이터`.. 이전에는 처리하기 힘들었던 엄청나게 방대한 데이터가 컴퓨터의 연산 속도와 저장 장치의 발달, 데이터 처리 비용의 저렴화로 다양하게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세상과 돌아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주며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샘플링 방식이나 가설 및 관련 수학 방정식이 아니라 정제되지 않은 들쭉날쭉하고 중구난방의 무수한 데이터 그 자체가 우리에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빛의 속도로 처리하는 디지털 전자 장비가 어떻게 보면 약한 인공지능처럼 보인다고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강한 인공지능은 여전히 먼 과제이자 극복해야할 난제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인공지능에는 `자의식`이라는 게 필수입니다. 이럴려면 인간 뇌의 깊은 영역까지 들어가는 연구를 통해 인식이라는 것과 의식의 실체를 완전히 이해해야 도달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뉴로 신경칩을 망으로 연결한 컴퓨터의 등장으로 이 분야 역시 베일에 쌓인 문을 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과연 그렇게 된다면 자의식을 가지고 인식을 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했을때 우리 인간들과는 어떻게 다른 모습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