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3. 12:01

사주명리학의 3대 난제

1. 조자시 / 야자시 문제

이건 하루의 시작이 자시(子時)인지 아니면 밤 12시 정각인 자정인지를 놓고, 고민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지금이야 시계가 있어서 알 수 있지만 시계가 없었던 옛날에는 어떻게 정확히 자정이 되었는지를 알 수가 있었을까요.

그래서 다음 날의 시작은 `자시`로 보는게 타당하지만 그럼에도 명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실제 감정을 할때 조자시와 야자시를 구분하는게 적중률이 높다는 의견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여기에는 또 쥐의 앞발과 뒷발의 수가 다르다는 여담도 있습니다.

하여간 다음 날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그 시점이 분명히 있을텐데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입니다. 이런 시간의 경계에 놓인 경우에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조자시, 야자시 2개를 모두 놓고 사주를 비교 분석하는게 있고, 다르게는 아예 이렇게 애매한 시간에는 애를 낳지 않는 겁니다. 그러나 이게 사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죠. 또, 이건 아래 3번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2. 북반구 / 남반구 문제

사주명리학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한반도와 만주 그리고 중국대륙 일대에서 창안되고 연구, 발전되어온 학문입니다. 그래서 북반구에서는 각 지역의 표준시에 맞춰 만세력을 활용하면 되겠지만 문제는 남반구입니다.

남반구는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우리가 현재 쓰는 만세력으로는 절기와 조후가 맞지 않는 점이 있는데 그러면 남반구 용으로 만세력을 새로 만들면 됩니다만 문제는 그래봤자 누가 그걸 사서 쓸까요... ㅡ.ㅡ 아니면 지역이나 계절을 무시하고, 그냥 모든 사람을 똑같은 방식으로 감정해보면 어떨까요, 잘 맞으려나.

남반구에서 운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그냥 `점성술`을 보는게 속 편합니다. 인스턴트 별점이 아니라 중세 윌리엄 릴리로 대표되는 크리스천 정통 점성술 말입니다. 또는 타로카드도 있구요.

3. 출생시각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는 문제

이게 참 사람 마음대로 안되는 거시기입니다. 아이가 태어날 예정인데 기왕이면 좋은 시간을 받아서 거기에 맞춰 낳으면 좋겠다는건 인지상정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또 하나의 욕심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제왕절개를 통해서 미리 아이를 꺼내려는 시도도 있다고 하니 `사주명리`가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순리를 거스르면서까지 사주에 집착하다니.

그렇게 해서 생각치 못한 부작용이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질껴. 또, 아이가 나오려고 하는데 지금은 때가 아니니 한 서너 시간만 참아라고 한다면 이 또한 사람이 할 짓이 아니죠. 비유가 좀 그렇지만 지금 똥이 나오려는데 세 시간 참아볼래? 이와 관련된 유명한 고사 중에 성삼문의 출생에 관한 일화도 있습니다. 만약 성삼문의 출생 시각이 달라졌더라면 과연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

위에서 순리를 거스른다고 했는데 실제로 시간을 맞춰서 아이를 출산하려고 해도 이상하게 일이 틀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시각에 맞춰 수술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의사에게 갑자기 다른 급한 일이 생긴다든지, 예상치 못한 긴급한 환자가 발생한다든지 교통이 막혀 의사가 못 온다든지 하는 일 등등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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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이론이나 학설은 없듯이 사주명리학도 그러합니다. 물상학이나 조후에 너무 비중을 두는 건 아니라고 보는 입장인데 사주가 기상학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계절 기후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후는 일정 부분 고려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음양오행은 자연의 이치이고, 사람도 역시 자연인데 이 자연속에서 계절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사주에서도 월령을 중시하며 득령 여부를 봅니다.

태어나는 순간 출생하는 그 시각에 천지자연의 기운을 받아서 삶을 시작하는 인간이 한 여름에 태어난 것과 한 겨울에 태어난 것에 체질이나 성향의 차이가 없을 수 없다고 해야하지 않을까요. 물론 유전자나 집안 내력도 살펴봐야겠지만요. 일반적으로 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한 겨울에 태어난 사람은 불기운을, 한 여름에 태어난 사람은 물기운을 찾아보는 건 타당한 논리입니다.

만약 `사주명리`가 동북방이 아닌 어디 저 호주 퀸즐랜드나 벙글벙글 이런데서 창안되고 연구, 발전되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보는 만세력과는 다른 형태의 결과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의 우리가 그 남반구에 맞춰진 만세력으로 보면 적중률이 높을까요, 어떨까요.

이 남반구 사주를 대하는 유형을 세 가지로 요약해봤는데 첫째는, 여기도 사주봐줄 사람들 줄섰고, 천지빼까리로 많아서 그거 신경쓸 겨를이 없다. 남반구? 아몰랑~. 둘째, 남반구는 계절이 반대라서 이걸 감안해 봐야한다는 사주수정론. 셋째, 아니다! 사주명리 이론은 어디에서나 고정불변이라 똑같이 봐야한다. 사주명리학 킹왕짱론.

아무리 적중률이 높아도 지구를 벗어나면 의미가 없어지는 이론을 가지고 우주 어디에서나 절대불변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있던데 불과 물, 금속과 토양은 몰라도 지구 바깥에서 나무인 목성분은 어디가서 찾나. . 나중에 화성 개척지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 애의 사주는 어떻게 봐야할지.

`역(易)`이라는 뜻은 `변한다, 바뀐다`는 것이고, 북반구와 남반구는 같은 행성이라는 계(界) 안에 존재하지만 어찌보면 다른 세계라고 볼 수도 있는 것에는 기울어진 지축으로 인해 태양의 빛을 받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북반구와는 다른 이질적인 동물들이 서식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게 아닐까요.

남반구 사람들의 사주를 볼때 우리가 쓰는 만세력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과 북반구에서 해당 지역의 표준시를 적용하듯이 남반구의 계절을 보정하여 살펴보는 것 중 어느 것이 맞는건지는 직접 감정해서 나오는 결과가 맞는쪽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 문제이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이건 맞고, 저건 틀린 말이다라고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꼭 그렇게 해야만 할 필요도 없고요. 그래서 난제라는 겁니다. 어쨌든 사주는 실전이고 적중률로 판가름이 난다고 여깁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남반구 사주에 대한 문제는 해당 지역 사람들의 사주를 본 자료가 많이 확보되거나 데이터가 쌓이면 추세가 드러나면서 해결이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내용을 떠나서 학설에 대한 생각이나 주장을 펼치는거야 당연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한마디로 `잘못된 주장` 또는 `이해 부족`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도 공부하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는 아닙니다. 그 포스팅 밑에 배현진 송파을 당선이라는 글 보고는 좀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