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어? 안씨가훈(顔氏家訓)
안씨가훈 - 안지추 지음, 유동환 옮김/홍익출판사 |
중국의 남북조시대에 순탄치 못한 시류의 격량 속에서 험한 인생을 살았던 유학자가 집안과 자녀들을 위해 남긴 가르침으로 가훈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입니다. 보통 가훈이라고 하면 짤막한 문장 한 두줄로 매듭짓기 마련인데 여기에는 한 평생 바른 삶을 살고자 애썼던 지식인의 사상이 함께 책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지은이가 강조하고 있는 가장 큰 부분은 배움입니다. 배우고 공부하는 시기가 꼭 무조건 어릴때부터 해야하는 것이 아니긴 해도 나이를 많이 먹고나서 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낫고 유익한 점이 있으니 가급적 젊었을때 그리고, 할 수 있을때 해 두는 것이 이후 평생을 살면서 도움이 되고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고 역설합니다.
배우지 않고 사는 것은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으며 지식은 곧 밝음이요, 지혜를 일깨우는 씨앗이라 그의 배우고 익히기를 권하는 가르침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필요한 충고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속에서 올바르지 못한 풍조를 냉정하게 비판하며 나라가 망해가는 말세의 모습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살았던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아득히 먼 공자와 훨씬 가까운 시간대였으니 지금의 개념이나 생각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도 몇 군데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참고를 하면 될테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불교에 대한 변`이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도 유학의 입장에서 불교가 도외시되는 풍조가 있었던 모양인데 비교적 적지 않은 분량에 걸쳐 불교를 옹호하면서 이를 터부시하는 사조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조를 5가지 항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지금도 그대로 적용해도 될만큼 보편타당한 논리가 거의 반박불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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