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2. 22:12

<영화 리뷰>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1996년의 그 느낌은 아니지만

너무나 맛있게 음식을 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식당을 한 2년쯤 뒤에 다시 갔다가 예전의 그 느낌이 아니었을때 이런 감정일까요. ^^ 그래도 피천득의 `인연`에서처럼 '아니 만났어야했을` 정도는 아니니 20년 전의 출연 배우들을 다시 만나는 반가움은 좋았습니다.

처음 도입부에서 눈길이 가는 모습들이 장면 장면 등장하는데 대통령이 2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연설문을 살피는 씬에서 태극기가 나부끼는 것과 비행 중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 윌 스미스의 대형 사진, 그리고 기념식에 노구를 이끌고 나와 경례를 하는 전작의 공군 참모총장 등이 그렇습니다.

비록 힐러 대위는 안 나오지만 전편에서 스트립 댄서였던 그의 아내는 병원 의료진이고, 꼬마 아들은 장성하여 아버지의 뒤를 이어 파일럿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압권이었던 연설로 아군의 사기를 북돋웠던 전 대통령 역시 전투기 조종사가 된 딸과 함께 나오고, 크리스 햄식이랑 완전 닮은 그의 동생 리암 햄식이 새로 출연합니다.

물론 전작의 히어로들 중 빠질 수 없는 데이빗 박사 역시 살은 좀 빠졌지만 여전하구요. 우오~, 그의 아버지가 여전히 살아있다니. 이 분도 함께하지 않을 수 없지요.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인물이 하나 있으니 그는 술주정뱅이에 공군을 퇴역한 무능력자였지만 F-18 호넷 전투기를 몰고, 외계인들과 멋지게 싸우다 모선의 입자포에 충돌하여 장렬히 숨지면서 지구를 구했던 러셀.. 그를 기억하는 내용은 왜 없나.

이번에 쳐들어오는 외계인은 전편의 종족과 같지만 우주선은 더욱 커져서 달 전체를 뒤덮을 만큼 크고, 지구랑 박치기를 해도 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규모인데 자체 중력을 조작하는 허공섭물 신공까지 보여주며 랜드마크를 부수기 바쁘니 런던은 이미 해즈 폴른했지만 이 작품에서 남아나는 것 없이 부서지는군요. 여기서 잠깐, 이번에도 백악관이 부서질까요, 안 부서질까요. 어쨌거나 에펠탑은 살아남았습니다. 자유의 여신상은 그 동안 너무 당해서 이번엔 열외.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도입될 당시에는 이게 하나의 혁명적인 센세이션으로 다가왔었지만 이런 기술이 흔해진 요즘엔 CG 떡칠보단 스토리에 비중을 더 높이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전부터 들곤 합니다. 96년도에 보면서 느꼈던 패닉에 빠진 대규모 연출과 긴박하게 돌아가는 긴장감 등에 비해 너무 빨리 문제를 내고 답을 푸는 진행은 다소 엉성함으로 다가옵니다.

솔직히 중국 배우가 예쁘기는 한데 왠지 몰입도가 떨어지는 요소로 느껴졌고, 남자 배우도 너무 딱딱하고 엄격 일변도여서 중국이나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가 고정될까 저어됩니다. 이 영화 3편도 나오는가본데 그러면 이제는 공격으로 전환해서 전선이 우주로 확장되는 스타워즈 되는건가요.

<외계어 배워야될까.>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공식 티저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