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와 마라 이야기
붓다가 깨달음을 얻던 날 밤, 중생을 제도하기로 맹세를 한 후 그는 악과 환영의 신인 마라 무리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보리수 아래에 앉은 채 마라의 강렬한 욕망과 쾌락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며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비의 가슴으로 마라가 풀어헤쳐놓은 분노와 공격성을 극복했고, 마라는 물러났다.
그러고 나서 `깨달은 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도 전역을 돌아다니며 45년 동안 가르침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의 붓다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에 의하면 마라의 퇴각은 일시적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마라는 여러 번 붓다를 유혹하거나 싸워서 무너뜨리려고 돌아왔다.
붓다는 마라가 나타날 때마다 그를 알아보고 유혹이나 두려움과 의심에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마라, 또 너냐?" 하고 붓다가 물으면 정체를 들킨 마라는 다음 기회를 노리며 꼬리를 감추었다고 한다. 다른 경전들에서는 붓다와 마라가 실제로 친해졌다고 한다.
어느 한 경전에 의하면 붓다가 동굴 안에 앉아있을 때에 마라가 다시 나타났다. 동굴 밖에 있던 제자들은 겁에 질려 마라를 스승의 적이라고 부르며 없애려고 했다. 그러자 마라가 제자들에게 다그쳤다. "붓다께서 그에게 적이 있다고 하더냐?" 이 말에 제자들은 내키지 않았지만 붓다에게 마라가 찾아왔음을 알렸다.
붓다는 반갑게 응대했다. "오, 내 옛 친구가 오셨군. 잘 지냈는가?" 붓다는 마라에게 차를 대접하고 마주 앉았다. 마라는 자신이 늘 악역만 맡아야 한다느 것이 얼마나 힘든 짓인지를 하소연했다. 붓다는 그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다가 이렇게 물었다.
"붓다가 되는 것은 쉬운 줄 아는가? 사람들이 나의 가르침을 가지고 뭘 하는지 아는가? 절에서 붓다의 이름으로 어떤 것을 하는지 아는가? 붓다든 마라든 어느 쪽이나 어려움은 있는 법일세. 예외가 없어." 또 다른 경전에서는 마라가 붓다 그 자신임을 깨닫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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