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의 웃기고 자빠졌네
IMF 외환위기 이후 99년인가 추석때로 기억되는데 KBS 2TV에서 특집으로 <개그콘서트>가 방송된 적이 있었다. 김미화씨를 필두로 백재현, 심현섭, 김영철, 김대희, 김준호, 김지혜 등이 출연하여 기존과는 다른 참신한 개그들을 선보이며 일대 큰 호응을 일으켜 당초 단일 이벤트가 될 뻔했던 방송이 고정 프로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김미화씨는 그 이전에도 김한국씨와 듀엣으로 `아리랑 남매`에서 시작해 이후 행국이(?) 까지 데리고 <쑈! 비디오자키>라는 당시의 최고 인기 코미디 프로에서 `쓰리랑 부부`로 국민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하며 큰 사랑을 받아 KBS에서 대우받는 여자 코미디언이 되었다. 현재 `나는 꼽사리다`를 맡아 우석훈, 선대인, 김용민의 띨띨이 3인방과 같이 진행을 하고 있는 `여왕벌 누나`로서 얼마전 이 책을 출간했다.
김미화씨가 이 책에서 잘 이야기하고 있듯이 그녀는 지난 2년을 보통 사람들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다. 인터넷이나 신문방송에 연일 보도가 되었으므로 사람들이 그 내용은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KBS를 친정으로 여기고 있는 한 명의 코미디언에게 어쩌면 정권 차원에서 지시가 들어 갔을지도 모르는 이른바 방송출연 불가 `블랙리스트` 라는 요상한 굴레가 씌워진 것이다.
사태의 양상은 겉으로 크게 KBS가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면서 사과요구를 했지만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세부적인 사항과 그 가려진 이야기들을 책에서 허심탄회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 외에도 새로 정착하게 된 집에서 남편, 아이들 또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 그 속에서 묻어나는 마음의 여유로움에서 비롯되는 행복이 담겨 있다.
그리고, 지금은 방송을 모두 그만두고 이곳 저곳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다니는 생활이 들어있는 내용에 더해 그녀가 천상 코미디언이라고 할만큼 곳곳에 웃긴 익살과 유머가 들어있어 재미있고도 금방 읽을 수 있다.
`웃기고 자빠졌네`는 나중에 묘비명으로 쓸 생각이라는데 나는 이 담에 어떤 구절을 묘비명에 쓸까 하고 잠시동안 재미있는 발상을 해보는 것도 괜찮은 순간이었다. 책 후반부에 그녀는 또 해군기지 건설로 큰 갈등을 겪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로 간다. 국가 방위를 위해 군사기지가 꼭 필요하다면... 지어야겠지. 하지만,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이지스함이야 당연히 있어야겠으나 우리에겐 굳이 필요없는 항공모함까지 입항해서 접안할 수 있게 한다든지 무슨 크루즈 겸용으로 지을 필요까지 있는지는 많이 생각해봐야 한다.
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군사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그 동안 누려온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되어 사라진다는 것이다. DKKK…
Don’t Kill Kangjung Kurum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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