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사회... 자살 급증. 하루 40명꼴 자살, 60대 이상 `최다`
작년 1만4579명 목숨 끊어… 전년보다 18.8% ↑
60대 이상이 31.6%… 증가율 50대 가장 높아
우울한 사회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다시 늘고 있다.
한때 주춤하던 자살자는 지난해 4년 만에 1만4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잿빛 황혼' 속에 생을 마감하는 60대 이상 자살자가 가장 많았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는 1만4579명으로, 2008년 1만2270명에 비해 18.8% 늘었다. 2005년 1만4011명을 기록한 이후 2006년 1만2968명, 2007년 1만3407명, 2008년 1만2270명으로 주춤했으나 4년 만에 다시 1만4000명을 돌파했다.
연령대별로는 61세 이상이 4614명(31.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0대 2770명(18.9%), 30대 2508명(17.2%), 50대 2427명(16.6%), 20대 1793명(12.2%) 순이었다. 20세 이하에서 목숨을 끊은 이도 452명(3%)에 이른다.
연령대별 전년 대비 증가율은 50대가 31%(575명)로 가장 높았고, 20세 이하는 29%(102명), 30대는 20.3%(424명) 증가했다. 61세 이상은 자살 인원이 많다보니 증가율(14.5%·585명)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20대 자살은 2005년 1428명에서 2006년 1148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 3년간 최대 35% 증가했다.
자살 원인을 국제 손상외인 분류체계를 근거로 살펴볼 때 '정신적, 정신과적 문제'가 4123명(28.2%)으로 가장 많았다. '육체적 질병'과 '경제적 생활 문제'가 각각 3190명(21.8%), 2357명(16.1%)이었고 '가정 문제'는 1832명(12.5%), '남녀 문제'는 1040명(7.0%), '직장 또는 업무상 문제'는 960명(6.0%)이었다.
전문가들은 자살이 개인 차원의 정신병리적 문제와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면서도 연령별로 원인은 다소 다르다고 진단한다. 20∼30대는 취업 실패 등으로 인한 사회적 박탈감, 40∼50대는 직장·업무상 문제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한 좌절, 노인층은 고립감과 신체적 질병 등으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박사는 "보통 우울증이나 육체적 질환으로 인한 자살이 직접적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는 여러 매개 변수가 영향을 끼친다"며 "취업과 사업 실패, 가정불화, 신변비관 및 정신·육체적 문제를 야기하는 공통적 원인 중 하나는 경제적 문제인 만큼 보다 견고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게 자살 예방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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