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30. 13:44

5.18 발포지시 군기록 나와

최근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의 민간인 학살 책임을 부정했던 전두환이 1980년 5월 당시 자위권 발동을 지시했다는 군 내부 기록이 확인됐다.

문서에는 또 '전(全) 각하(閣下) : 초병에 대해 난동 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라고 명시돼 있다. '전 각하'는 전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위권 발동 명목으로 발포 지시를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광주 전남도청 앞에서는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있었다. 전씨는 계엄군의 발포가 있었던 5월21일 5·18 관련 중요한 결정을 내렸던 국방부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 軍 자료 전두환 이름 못 적고 '전○○'.. 왜?

전씨가 군을 장악했던 실권자였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됐다. 11일 전남대학교 5·18연구소에서 입수한 육군 전투병과교육사령부(이하 전교사)작성 문서에 따르면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이 배포한 유인물이나 집회 현황 등이 작성돼 있다.

이 문서에는 전씨의 이름을 제대로 적시하지 못하고 '전땡땡'으로 작성됐다. 5월20일 작성된 유인물 살포 동정에는 전남대 총학생회가 살포한 '민족의 영원은 통곡한다'의 유인물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유인물에는 '5·18 폭력 만행의 실상보고'라는 부제 아래 Δ각 대학 공수부대 투입 Δ광주 시내 일원에 특수부대 투입 Δ무자비한 총칼로 학생, 젊은이, 시민 무차별 구타 Δ500여명 이상의 부상자 속출 등 계엄군의 만행이 나열됐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저 ×같은 유신잔당 놈과 전○○ 놈은 또다시 독재의 왕관을 차지하고자 혈안이 되어 이 무지막지한 만행을"이라고 적혀있다. 또 21일 작성된 광주 시민 소요 동정에도 전씨의 이름은 공백처리 돼 있다.

소요 동정에는 '11시10분 현재 법원 앞 광장에 모인 폭도 1000명은 김대중을 석방하라고 외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함께 '때려잡자 전○○, 물러가라 최규하, 사라져라 신현확, 비상계엄 해제하라, 칼부림이 웬 말이냐, 너와 나는 형제'라는 내용이 담긴 벽보가 카톨릭센터 벽보판에 붙어있다고 했다.

하지만 동일한 내용의 유인물이 실린 '5·18민중항쟁 자료집'에는 '전두환'의 이름이 그대로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통령이던 최규하, 국무총리였던 신현확의 이름은 그대로 보고됐지만 전씨의 이름만 공백처리 된 것이다.

5·18 단체 등에서는 이 문건이 당시 전씨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한편 군 당국이 실세인 전씨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지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씨가 부인한 5·18 발포명령과 계엄군 작전 지시 등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희송 5·18연구소 교수는 "대통령이었던 최규하의 이름은 그대로 적힌 반면 전씨의 경우 공백처리가 됐다"며 "이는 당시 최고 실권자가 누구였는지 알 수 있는 근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