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서스펜스 소설 `환상의 여인` - 윌리엄 아이리쉬
환상의 여인 -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은선 옮김/엘릭시르 |
`이와 손톱`이라는 소설을 통해서 알게된 두 권의 비슷한 유형의 소설들 중 첫 번째, 뽠타~스틱 여인.. 이 아니고, 원제는 팬텀 레이디(Phantom Lady) 즉, 유령같은 여인이라고 해야겠죠. 주인공이 한 번 보고는 다시 못봤을뿐만 아니라 분명히 오랜 시간동안 같이 돌아다녔건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희한한 여인.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부인과 다툼을 한 후 충동적으로 집을 나가 그렇게 우연히 만난 그 여인과 불륜 아닌 살짝 불륜같은 시간을 보낸 후 밤늦게 집에 돌아오니 그를 기다린 건 3명의 형사들. 그리고, 아내는 죽어있었다!!
이로 인해 사형선고를 받고 하루 하루 사형집행일이 다가온다는 여기까지가 도입부입니다. 미스터리를 동반한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소설로 빠르게 읽혀지는 속도 만큼이나 시종일관 긴박감이 유지되는 전개 구성이 흥미롭습니다. 여기서 잠깐, 옆길로 빠져 옛날 이야기 조금 할까요.
때는 바야흐로 80년대 중, 후반.. 인터넷도 없고, 지금처럼 영화들이 상대적으로 덜 쏟아져 나오던 때라 대작 영화들은 방학이나 명절에 맞춰서 개봉을 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럴때면 시내 극장 앞에는 길~게 표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기 일쑤였죠. 그런 이유로 매주 토요일 밤이 기다려지곤 했는데 항상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를 통해서 많은 영화들을 볼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거든요.
그것과 함께 일요일 밤에도 영화를 방영했는데 토요일과의 다른점은 대중 흥행 영화냐, 영화 평론가가 취향적으로 고른 장르 영화냐의 차이가 있었기에 `일요명화`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잘 안보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핵교도 가야되고 해서요.
그러다 명절이나 방학때 즈음 몇 편을 보게 되었으니 거기에는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원조 수퍼맨 1, 2편이 있었고, 다른 두어 개가 바로 미스터리 서스펜스 영화였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흑백으로 처리된 작품이라는 점도 다소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고전 흑백 영화가 아니라 흑백으로 제작된 것.
하나는 이 소설처럼 아내를 죽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주인공 이야기를 `리암 니슨`이 젊은 시절때 찍은 영화로 기억나는데 라이터로 담배불을 붙이는 독특한 동작이 마지막 키 포인트가 되는 장면으로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또 다른 영화는 거꾸로 남편을 독살한 뒤 다른 남자와 살면서 모든 것이 잘 되었다고 생각할 즈음부터 반복되는 이상한 일들과 함께 사건이 벌어지는 영화였습니다.
이 책 또한 이런 범주에 들어가는 장르인데 읽다보니 예전에 봤던 영화들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렇게 아내를 죽인 혐의로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한 남자. 하지만, 아내가 죽던 날 그 시간에 처음 본 묘령의 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낸 그는 알리바이를 대지만 아무도 그녀를 보았거나 기억하는 사람은 없고 사형집행일만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그의 혐의를 벗기기 위해 발벗고 나선 친구, 형사, 그리고 사랑을 약속한 애인. 그들은 과연 그 사라진 여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왠지 이 작품에서 특정한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입니다. 그냥 모두가 등장인물들일 뿐. 오래전에 출간된 소설이고, 작가가 설정한 구성에 다소 작위적인 부분이 있다고 보이지만 재미있게 읽기에는 충분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읽은 `이와 손톱`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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