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8. 20:01

삼국지 최고의 지략대결. 적벽대전 - 결전 천하

...내 목숨은 장군에게 달렸소이다...오직 장군만 믿겠소...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수행하겠습니다...

적벽대전 1편에서는 마지막에 제갈공명이 개량한 `기문 팔괘진`으로 조조의 군대를 물리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2편에서는 당연히 조조의 함대가 불타는 장면이 규모의 압권을 이루었다.

제갈공명과 주유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지략 대결과 고도의 심리전에 비하면 조조는 참으로 마음 편한 철없는 총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날아가는 화살보다 더 빠르게 돌아가는 두뇌회전과 바윗덩이보다 더 무겁게 짓눌러 오는 마음의 부담속에서 제갈공명은 `동남풍`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적의 무기로 적을 공격하라`라는 병법의 상승전략을 몸소 실천하고, 천하 3분지계의 뜻을 완벽하게 달성한 후 모일 모시 모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조자룡과 유유히 떠나는 제갈공명. 그가 가장 어렵고 두렵게 생각했던 인물은 관우 장군이었으며, 가장 신뢰했던 장군은 조자룡이었다.

제갈공명을 죽이려고 했으나 그는 마지막까지 치밀함을 보이면서 조자룡과 함께 홀연히 떠나게 되고, 주유는 나중에 나지막히 이런 독백을 한다. "... 하늘은 주유를 있게 하시고, 또한 제갈공명을 있게 하셨나이까..."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삼국지의 명장면이자 최고의 전투. 적의 무기로 적을 공격하는 상승의 병법과 제갈공명의 동남풍이 조조의 80만 대군을 허물어뜨리고, 천하를 위, 촉, 오 3등분으로 나누는 천하삼분지계의 완벽한 달성이 펼쳐졌다.

1부에서 제일 볼만했던 장면은 후반부 조조군의 기습적인 작전에 기문팔괘진으로 대처하면서 괴멸시킨 부분이었고, 2부는 뭐니뭐니해도 적벽을 흐르는 강 위에 포진한 조조의 전함들이 불타는 씬이었다.

삼국지 용의 부활도 그렇고, 이 영화에서도 각색된 부분이 들어간 모습인데, 삼국지는 철저히 남성들의 이야기인 관계로 혹시나 여성 관객들을 배려해서인지는 몰라도 여인들이 전투의 결정적인 향방을 가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오는 점을 볼 수 있다. 여인들이라고 해서 역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법은 없지만 삼국지를 제대로 알려면 전집으로 된 책을 한 번쯤 독파하는 것이 권장된다.

책을 읽고 나중에 영화를 보면 좋은 점으로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것을 되살리는 것하고 책에서 본 등장인물과 영화에서 캐스팅된 인물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지 비교해볼 수 있으며 원전에 비해 얼마나 각색되었나를 알 수 있는 것들을 들 수 있다.

전투 중에 뜬금없이 주유가 조자룡을 대신해 화살을 맞아주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이를 계기로 조자룡이 주유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설정은 그냥 애교로 봐주면 되겠지만 실상 조자룡은 오로지 유비에게만 충성한 장수이고, 주유에 대한 것으로 나오는 감정은 원래 유비하고 맺어질 때의 모습이다. 그리고, 글과는 거리가 멀 것같은 성질 급한 장비가 붓글씨를 쓰고 있는데 주유가 이를 홱 낚아채는 모습이 왜 그리 웃기던지 제일 웃겼던 장면으로 꼽고 싶다.

 

월광보합(Once upon a Chinese classic) 2010

출연하지 않는 배우 : 성룡, 주성치, 이연걸, 주윤발, 장만옥, 장쯔이, 안젤리나 졸리. 주성치 주연의 명작 서유기 1편의 제목 `월광보합(月光寶盒)`을 패러디한 이 작품은 2편 선리기연(仙履奇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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