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20. 18:21

오후에 버스를 탔더니

붐비지는 않았지만 빈 자리가 없는 버스에 어떤 할배가 탔고, 잠시 가다 하차문 바로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이 내리고 좌석이 비니까 갑자기 그 할배의 다급한 목소리. "나 좀 앉자! 내가 몸이 많이 아픈데~. ."

버스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고, 그때 정류장에 몇몇이 내리면서 그냥 와서 앉으면 됐을 것을 괜히 말해가지고 썰렁~한 상황을 연출 ;ㅁ; 하지만 그러고서도 계속 "대한민국이 어쩌다 노인을 홀대하며 이렇게 됐냐는둥 전쟁이 어쩌구~. . ." 굳이 안해도 되는 말공해 아웃풋 릴레이.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던 승객들은 별 관심을 두지않고 못 들은척 했는데 오죽했으면 뒤에 있던 나이 지긋한 다른 분이 허허 웃으면서 달래려는 발언을 했지만 이 할배의 신세 한탄(?)은 계속 되며 버스는 오후의 눈부신 햇살 아래를 달렸습니다.

그러다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버스에 타서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오다가 중심을 잃고 내쪽으로 휘청하면서 지나 가더니 조금 있다 다시 뒤에서 내쪽으로 푹~. 아줌마,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져?

또 다른 정류장에서는 좀 젊어 보이는 처자가 검은색 짧은 치마를 입고 버스를 탔는데 밑단이 꼭 란제리처럼 처리된 옷같이 보여 자꾸 속옷(?) 생각이 나니 무슨 음란마귀 테스트도 아니고, 하여간 오늘 짧은 버스 여행은 뭔가 초큼 이상했어요. 이 모든 것이 불과 5~6 정거장 사이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일이 일어나려면 짧은 시간 사이에도 많은 상황들이 생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