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4. 18:21

그래픽과 스케일의 혁명을 이룬 `크라이시스(Crysis)`

지금까지 나온 FPS 게임들의 장점을 한데 모아 놓은것 같은 작품으로 여지껏 해보았던 것들 중 제일 재미있는 수작이었다고 생각되는 게임이다. `파 크라이(Far Cry)`를 제작했던 `크라이텍(Crytek)`사의 후속작으로 같은 이름으로 개발한 그래픽 엔진이 선사하는 깔끔하고 미려한 화면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최근에 나오는 게임들은 여지없이 모두 훌륭한 그래픽을 기본으로 보여주지만 그 중에서도 이 `크라이시스`의 그것은 한 차원을 뛰어넘은 그 무엇을 선보이고 있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풀옵이 아니라 중옵으로도 이 정도의 수준이라니.

지금으로부터 약간 먼 미래인 2000년대 두 번째 10년의 후반 어느 때. `파 크라이`처럼 태평양의 알려지지 않은 섬이 게임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여기를 방문한 고고학 발굴팀의 조난 신고를 접수한 미 당국은 자국 연구진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귀환시키기 위해 수색 특공대를 파견하는데...

일단 그들은 섬의 상황에 대해선 아무런 정보가 없이 투입되게 된다. 하지만, 그 곳엔 이미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인 북한 인민군이 주둔해 있다. 웬일? 개인적으로 꽤 납득이 가지 않는 설정이다. 북한이 왜 뜬금없이 하필이면 남쪽 태평양의 이름도 번지수도 없는 외딴 섬에 주둔해 있으며 이걸 미군 당국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

중국, 일본 역시 꿔다논 보릿자루 비스무리하게 전락시키는 상황 설정인가. 정상적으로 보자면 북한군 대신 중국군을 끌어들이는게 맞다고 본다.

그런데, 만약 중군국을 적으로 등장시켜버리면 실제로 논란이 벌어질테고, 그 파장은 꽤 만만치 않았을테니 아마 제작사측에서도 이 점이 걸렸을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 적국이면서 만만한게 북한이었을건데... 그래도 게임이 출시된 후 한동안 말들이 많았었다.

그렇게 고고학팀의 소재를 파악하며 잠행수색을 벌이려는 순간... 엉? O.O 저건 뭐야?... 이 섬... 북한군말고 다른 뭔가가 있다. 그게 뭘까. 혹시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유가 그것 때문일까... 어쨌든 초중반을 거치면서 잠행수색을 벌이는 동안 북한군과의 피할 수 없는 교전이 벌어진다.

이윽고, 고고학 팀을 발견했지만,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이제 2라운드로 진입한다.

분명 여기엔 북한군 외 다른 세력들이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건 지구의 존재들이 아니다.

적지 않은 규모의 북한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적지에 달랑 특수전 1개 분대가 침투... T.T 이건 뭐, 신의 전투력을 발휘해라 이건가. 그러나, 이들에겐 비장의 장비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나노 수트(Nano Suit)`. 이게 뭔고 하니 입으면 육백만불의 사나이 + 프레데터 + 우사인 볼트가 되는 옷이다. 거기에다 완전 방탄까지. 영화 `지. 아이. 조`에 나온 특수복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특수한 전투복으로 인해 북한군은 물론 E.T. 에일리언들과의 전투가 해볼만해졌다. 또 하나 관심이 가는 `무기 시스템`에서도 이전 파 크라이와 동일하게 4가지 종류만 소지가 가능한데 일단 적과 아군 모두 무기 성능은 대동소이하여 매우 현실적이다.

그래도 게임 속의 북한군 전자 장비와 무기는 꽤 좋게 나온다.

다만, 상황에 따라 아군 무기 적군 무기 할 것 없이 탄알집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무기 선택이 중요하다. 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가지 차량들이 등장하는데 길이 넓고 운전이 수월해서 다루기가 쉬울 뿐더러 장착된 무기들도 강력해서 총질하는 맛이 제대로 난다.

그리고, 파 크라이와는 달리 이 게임에서는 언제든지 현재 시점을 저장할 수 있어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다. 파 크라이에선 사용자가 임의로 저장을 할 수 없고, 자동으로 저장되는 지점까지 무조건 진행을 해야 하는데 이게 게임에 대한 집중이나 몰입도를 높여주기도 하지만 어려운 부분에서 재미가 반감되는 부작용 또한 있는게 사실이다.

본편에서 이야기가 일단락 되지만 마무리는 되지 않고 미션 확장팩 `크라이시스 워헤드(Crysis Warhead)`로 넘어가는데 이런 게임은 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