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5. 17:02

우리 태양보다 2천 200배 무거운 블랙홀 발견

`중간형`은 이례적

지구에서 1만 3천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블랙홀. 지금껏 보고된 블랙홀들은 대부분 별이 죽어서 생긴 `소형`이거나 태양 수십만∼수십억 개의 질량에 맞먹는 `초대형`인데, 이들 사이의 질량을 가진 `중간형`이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와 호주 퀸즐랜드대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120억 년 된 나이 든 별들이 모여 있는 구상성단 47 투카나(Tucanae, 큰부리새자리)의 중심에서 이 같은 블랙홀을 찾아 발표했습니다.

47 투카나 성단은 기존 방법으로는 블랙홀을 찾기가 어려운 곳입니다, 흔히 블랙홀은 찾을 때는 블랙홀 주위에 만들어지는 뜨거운 원반에서 나오는 엑스선을 감지하거나 강력한 중력으로 심하게 움직이는 몇 개의 별로 추정하는데, 이 성단은 X-선 신호도 약하며 별이 밀집돼 있어 관측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연구진은 전파망원경과 허블망원경으로 47 투카나 성단 별들의 운동 형태와 중성자별의 분포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해 블랙홀의 존재를 밝힐 수 있었습니다. 이번 중간질량블랙홀의 발견은 천문학계의 난제인 `초대형 블랙홀의 기원`을 풀어내는데 단서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은하 대부분은 중심부에 초대형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렇게 무거운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측은 "중간 질량의 블랙홀은 관측된 바가 거의 없는데, 이런 블랙홀이 무거운 구상성단에 존재할 수 있음을 보였다"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주 초기에 많이 생긴 중간질량블랙홀이 거대질량블랙홀의 씨앗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년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습니다.

사진=CfA/M. Weiss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