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7. 01:21

박근혜 후보에게 밀려오는 삼각파도, 문재인-안철수-발목잡는 과거사

'인혁당' 후폭풍 몰아치나? …시민사회 단체들, 朴검증공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한 시민사회의 검증 공세 수위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유족들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 후보의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들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이미 사건이 조작됐음이 밝혀졌고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음에도 박 후보는 두 개의 판결문이 존재한다는 말로 유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 땅에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같은 무고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고(故) 장준하 선생의 유족들은 장준하 선생 암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활동에 들어갔고, 부일장학회 설립자인 고(故) 김지태 회장의 유족들은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를 직접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한 공세가 빗발치자 시민사회 단체들도 박정희 정권 하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한 재조명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청학련운동계승사업회, 반유신넷 등 30여개 단체들은 지난달 22일 '유신 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민주행동)'을 구성했다.

민주행동은 다음달 17일부터 27일까지를 '집중 행동기간'으로 설정하고 유신 체제에서 일어난 인권침해들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병현 민주행동 대변인은 "유신 선포 40년에 맞춰 희생자 추모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인혁당 재건위 사건 유족들과 함께 후속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행동은 또 매주 수요일 홍대 앞 클럽에서 '금지곡 콘서트'를 개최하는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에 대한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일보 노조원들은 지난 11일부터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정수장학회 이사진 교체와 부산일보 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상경투쟁을 진행 중이다. 대기발령을 받은 부산일보 이정호 편집국장은 프레스센터 앞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의 파장에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당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과거사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지 않으면 향후 더 큰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부녀 관계이기 때문에 의식 전환이 어려운 모양"이라며 "박 후보가 과거 문제에 대해 극복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돈 정치쇄신특별위원은 "박 후보가 그 당시에 정권에 책임 있는 분은 아니었지만 부친의 유산을 상속받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계속 피할 수만은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후보는 주말동안 별도의 일정 없이 역사인식 논란에 대한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 안호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