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장편소설 `하얼빈`
하얼빈 _007
후기·주석 _281
작가의 말│포수, 무직, 담배팔이 _301
책소개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작가들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소설가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이 출간되었다. 『하얼빈』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인생 과업으로 삼아왔던 특별한 작품이다. 작가는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짧고 강렬했던 생애를 소설로 쓰려는 구상을 품고 있었고, 안중근의 움직임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글로 감당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인간 안중근’을 깊이 이해해나갔다. 그리고 2022년 여름, 치열하고 절박한 집필 끝에 드디어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하얼빈』에서는 단순하게 요약되기 쉬운 실존 인물의 삶을 역사적 기록보다도 철저한 상상으로 탄탄하게 재구성하는 김훈의 글쓰기 방식이 빛을 발한다. 이러한 서사는 자연스럽게 김훈의 대표작 『칼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는데, 『칼의 노래』가 명장으로서 이룩한 업적에 가려졌던 이순신의 요동하는 내면을 묘사했다면 『하얼빈』은 안중근에게 드리워져 있던 영웅의 그늘을 걷어내고 그의 가장 뜨겁고 혼란스러웠을 시간을 현재에 되살려놓는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운명을 마주한 미약한 인간의 내면에 집중하는 김훈의 시선은 『하얼빈』에서 더욱 깊이 있고 오묘한 장면들을 직조해낸다. 소설 안에서 이토 히로부미로 상징되는 제국주의의 물결과 안중근으로 상징되는 청년기의 순수한 열정이 부딪치고, 살인이라는 중죄에 임하는 한 인간의 대의와 윤리가 부딪치며, 안중근이 천주교인으로서 지닌 신앙심과 속세의 인간으로서 지닌 증오심이 부딪친다. 이토록 다양한 층위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인 갈등을 날렵하게 다뤄내며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시야의 차원을 높이는 이 작품은 김훈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소개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편집장의 선택
"<칼의 노래> 김훈의 새로운 대표작"
"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306쪽) 이 역사소설에 덧붙인 소설가 김훈의 말이다. 1948년생인 작가 김훈은 '더이상 미루어 둘 수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가슴 속에 오래 담아두고 있던 이야기를,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글로 붙잡았다고 한다.
적의 법정에서 스스로의 직업을 포수로, 무직으로 소개한 한 인간의 육신이 거쳐간 길을 이 소설은 따른다. 차례에 앞서 안중근이 이동한 도시들의 이름이 새겨진 지도가 소개된 이유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 22일, 이토 히로부미는 10월 26일에 하얼빈에 도착했다.
많은 독자가 김훈의 <칼의 노래>를 사랑하는 것은, 그의 소설이 불가능에 가까운 승리를 이룬 한 인간의 위대함이 아닌, 그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한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격랑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학식 교육을 받고 천주교에 입교해 도마라는 세례명을 받은 한 젊은이는 살인의 죄명으로 처형당했다. "이토가 죽었다면, 나의 목숨이 이토의 목숨 속에 들어가서 박힌 것이다."(193쪽)라고 김훈의 소설 속 인물은 생각한다. 아직 그가 살아있을 때의 일이다. 안중근의 마지막 7일을, 그의 젊었던 날을 김훈이 쓴다.
- 소설 MD 김효선 (2022.08.05)
'Book과 함께 여유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몬탁(몬타우크, Montauk) 포인트와 비밀실험 (0) | 2022.08.20 |
---|---|
만화로 보는 주역 (상, 하) (0) | 2022.08.20 |
도올 주역 강해 (0) | 2022.08.20 |
김훈 작가 <칼의 노래> (0) | 2022.08.12 |
변방의 역사 1, 2 - 히히히스토리 (0) | 2022.08.04 |
성배(The Holy Grail)와 예수의 후손? (0) | 2022.08.03 |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0) | 2022.08.02 |
계속 가보겠습니다. (0) | 2022.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