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4. 18:55

두뇌를 자극하는 공포 퍼즐게임. `7번째 손님(the 7th Guest)`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나온 고전 게임으로 그 장르를 공포라고 하긴 좀 그렇고, 세련되게 표현하자면 `미스테리 쓰릴러 지적 버라이어티 퍼즐 게임`이라고 하면 적당하려나... 지금과 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혼자서 공포를 극복하면서 하든지 여럿이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퍼즐을 풀어도 좋은 게임이다. 고전 도스(DOS)게임이지만 `도스박스(DOS Box)`만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게임을 할 수 있다.

서양 특유의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 속에서 대저택 안에 감추어진 퍼즐들을 하나씩 풀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숨겨진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1인칭 시점이라는 독특한 인터페이스이지만 무기는 총이나 칼이 아니라 바로 당신의 두뇌. 저택의 주인 `스타우프`가 평생에 걸쳐 제작한 퍼즐들로 인해 집 전체가 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미로가 되었다.

`들어오긴 쉬워도, 나가기는 어렵다`.... 저택은 침묵으로 이 말을 전하고 있다. 저택의 모든 퍼즐을 풀어야만 이 집을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퍼즐을 풀기 위해 용감한 방문을 한 사람들은 6명. 그들 모두 행방이 묘연해진 지금 마지막 방문자가 바로 `7번째 손님`인 당신이다.

대체로 어두침침한 저택안에 홀로 있는 당신. 이 문을 열 용기가 있는가? 밤에 혼자서 하면 후덜덜 할걸 아마.

어떻게 풀라는 설명없이 곳곳에 펼쳐지는 아주 다양한 각종 퍼즐들을 해결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간혹 쥐내리는 머리를 식혀줘야 한다. 해골의 골이 보이면 풀어야 할 퍼즐이 있다는 것이다.

맨 처음 시작한 퍼즐은 케이크 똑같이 나눠주기인데, 일명 `케이크 땡처리`. 공평하게 나누어주지 못하면 싸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

아래 이미지의 퍼즐은 심장의 더운 피가 잘 흘러가도록... 이 집에는 이런 기괴한 퍼즐들이 많다. 머리 쓰는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가끔 짜증이 밀려올 수도 있으니 참고. ㅋㅋ

여긴 `스타우프`의 서재. 확실히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 거 같은 예감이... 근데, 이 집 혹시 4차원 구조 아녀?

저택에 마련된 퍼즐을 거의 다 풀었긴 했으나 딱 두 개, 2층 침실의 체스판에서 주교(Bishop)의 위치를 교환하는 것과 1층 주방의 캔에 새겨진 문자배열을 풀지 못했다. 기사(Knight)의 위치를 교환하는 거는 풀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엔딩을 보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모든 퍼즐들 중 2개 정도는 못 풀어도 되는 모양이었다. 나의 한계인가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이길 수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고 그럴려면 지도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돌아다니지 말고, 꼭 지도를 자주 보는 습관을 들이는게 필요하다. 갈색은 지금 방문이 가능한 방이고, 진한 적갈색은 퍼즐을 푼 곳이다.

퍼즐을 계속 풀다보면 갈 수 있는 곳이 점점 늘어나는데, 여기에는 지도에 없는 숨겨진 비밀의 방들도 있다. 악마적인 천재성이 느껴진다.

만일 이 게임을 밤에 혼자서 하다보면 중간 중간 공포감이 어떤 건지를 느껴볼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고요하면서도 깊어가는 밤에 잠을 못 이룬다면 한번쯤 이 게임을 하면서 퍼즐을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게임을 중간에 그만두기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