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3. 16:10

밤하늘에서 `오리온`과 대치하고 있는 `황소`

`벨라트릭스`와 같은 별이 그 핵에서 수소 연료를 다 소모하게 되면 중력이 다시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별의 핵은 붕괴된다. 핵의 온도와 압력이 갑작스럽게 올라가면 새로운 그러나 한정된 에너지원이 방출되어 별의 외부층을 가열하고 바깥으로 팽창시킨다. 별이 팽창하면 외부층은 냉각되고 색깔은 푸른색 -> 흰색 -> 노란색 -> 붉은색으로 변한다. 거대한 백색 별 `리겔(Rigel)'은 이 단계의 진화 과정에 있을 것이고 지금도 팽창을 하고 있다. 이 별은 태양보다 50배나 더 큰 별이다.

리겔이 팽창을 계속한다면 몇 만년 후엔 '베텔기우스(Betelgeuse)`와 같은 적색 거성이 될 것이다. 베텔기우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별들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이 별의 지름은 태양 둘레의 지구 궤도보다도 더 크다! 이 별은 망원경을 통해 빛의 희미한 점이 아닌 실제의 원반으로 보이는 아주 드문 거성들 중 하나로 베텔기우스의 두드러진 붉은 색깔은 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백색의 리겔과 대비시켜 보면 더욱 뚜렷하다.

오리온은 가을 하늘에서 몽둥이를 높이 들고 무서운 적과 대치하고 있다. 서쪽에서 그를 향해 돌진해 오고 있는 것은 '황소자리(Taurus)'이다. 긴 뿔을 가진 이 무서운 동물은 붉은 눈을 험악하게 뜨고 머리를 숙인 채 무섭게 돌격해 오고 있다. 황소는 밝은 오리온처럼 눈에 띄는 별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황소의 얼굴 윤곽을 나타내는 'V'자 모양의 별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황소자리는 매우 오래된 별자리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태양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일 년의 여행 동안 지나게 되는 친숙한 황도 12궁의 하나이다.

6천 년전, 중국과 서남아시아 지역의 문명 속에서 천문학과 농업이 같이 발달하던 시기에 씨 뿌리고 재배하고 수확하는 순환의 출입구인 봄의 첫째 날(입춘)태양은 황소 자리에 있었다. 황소가 동부 지중해 지방의 신화와 전설 속에서 그렇게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밝게 빛나는 황소의 붉은 눈 `알레바란(Aldebaran,)`은 태양보다 지름이 36배나 큰 적색 거성이다. 그렇게 커도 거대한 베텔기우스보다는 작다. 알데바란의 아라비아 이름은 `뒤따르는 사람`을 뜻한다. 이 별은 `플레이아데스(Pleiades)`라고 알려진 작은 별무리가 떠오른 뒤 약 한 시간 후에 동쪽 지평선의 거의 같은 위치에서 떠오른다.

별의 색깔은 그들의 온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즉, 이것은 쇳조각을 달구었을 때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붉은색에서 오렌지색, 노란색, 하얀색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리겔과 같이 푸르거나 하얀 별들은 매우 뜨겁다. 태양과 같이 오렌지색이나 노란색의 별들은 덜 뜨겁다.

<알데바란의 오른쪽에 있는 페르세우스 방향으로 조금 떨어진 곳 밑에 `플레이아데스`성단이 있다.>

알데바란과 같이 붉은색 별들은 별 중에서 가장 차가운(?) 것들이다. 별의 실제 밝기는 그 별의 온도와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 알데바란은 태양보다 온도는 낮지만 표면적이 훨씬 더 커서 만약 태양과 같은 거리에 있다면 더욱 밝게 보일 것이다. 알데바란은 현재 `적색거성(Red Giant)`의 단계에 있다. 이는 약 30~40억년 후 우리 태양이 겪게 되는 모습이다. 이때쯤 되면 태양은 내부 핵이 붕괴되기 시작해서 바깥에 있는 뜨거운 외곽층을 잡아두지 못해 점점 부풀게 된다.

부풀어 오른 태양의 불덩어리는 수성을 시작으로 지구를 거쳐 목성과 토성 궤도까지 점차 확장될 것이다. 지구는 물론 우리 태양계 전체가 사장길로 접어드는 시기이다. 모든 원료를 날려버린 우리 태양은 중성자별로, 우리 지구는 백색왜성으로 그 생을 마감한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눈으로도 확인이 되는데 쌍안경으로 그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래 이미지는 딥 스카이(Deep Sky) 사진이다.